돌아온 '먹장부' 이영자 "힘내라 먹고 힘내라"
'세월호 논란' 여파 두 달 만에 컴백
제육덮밥·김치만두·닭볶음탕 등
평범한 서민음식 입맛 돋게 풀어
맛집 프로에 물린 시청자들 호응
송은이와 음식처방 프로도 시작
![이영자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김치만두로 아로마 테라피를 하고 있다. [사진 각 방송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7/03/joongang/20180703003120470ydat.jpg)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그는 토마토치즈제육덮밥을 두고 “이건 남북통일이 아니라 유럽과 한국이 통일된 맛”이라 칭찬했다. 인터넷에서 인기인 ‘이영자 맛집 리스트’에 서울 한남동 밥집이 추가된 순간이었다. 이전에 그가 금강휴게소에서 우동을 먹으며 선사한 “금강이 내게 말하네. 힘내라 힘내라 먹고 힘내라”는 찬사는 그대로 전설적인 시구가 되어 휴게소 유리창에 붙었다.
‘전참시’는 영자의 먹방 전성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영자와 송성호 매니저는 매일 ‘영자미식회’를 열고 하루 평균 일일 오끼를 함께 하며 시청자들의 오감을 충족시킨다. “쪘는데도 아삭아삭하다. 이게 바로 미라클”인 김치만두 냄새를 음미하며 아로마 테라피를 하고, 닭볶음탕에 “꼬돌꼬돌해서 호로록 들어가며” 세발낙지 맛을 내는 ‘세발 라면’을 곁들여 먹는 걸 보고 있노라면 침샘이 폭발한다.
![이영자의 매니저 송성호는 ‘먹바타’가 되어 움직인다. [사진 각 방송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7/03/joongang/20180703003121219tkuy.jpg)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맛집 프로그램이 난무하면서 시청자들의 불신이 생겨났지만 이영자는 진짜로 음식을 좋아하는 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진정성도 있고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위주여서 실제 가게 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엔 영자언니의 ‘맛비게이션(맛+내비게이션)’을 따라 마치 아바타가 된 듯, ‘먹방’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먹바타’ 인증과 간증 수준의 후기가 넘쳐난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가성비를 넘어 심리적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까지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영자는 음식관도 뚜렷하다. 찾아 먹고, 나눠 먹고, 다시 먹고, 또 먹을지언정 아껴먹거나 얻어먹지 않는다. 200% 넘게 급증한 휴게소 매출에 한국도로공사에서 감사를 표하고, 해당 업체에서 평생 이용권을 전달하려 해도 “평생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소떡소떡’만 먹나. 난 사 먹을 테니 많이 파시라”며 먹장부의 면모를 뽐낸다. 만두 한 개를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 앞에서 낱개가 아닌 팩 단위로 세는 과감함은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적절한 음식을 처방해주는 ‘밥블레스유’. [사진 각 방송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7/03/joongang/20180703003121392oxlf.jpg)
각자 오랜 시간 진행자나 DJ를 하며 공감 능력을 다져온 것도 ‘소통하는 먹방’에 힘을 실어줬다.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1996년부터 23년째 진행하고 있는 최화정이나 2010년 시작한 KBS2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이끄는 이영자는 고민 상담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베테랑이다. 팟캐스트 ‘송은이와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과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도 마찬가지다. 송은이는 “‘비밀보장’이나 ‘영수증’ 모두 고민 상담이 베이스였다. 우리가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순 없지만 힘든 분들과 먹는 것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위안이 될 순 있을 것”이라고 ‘밥블레스유’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선영 TV 평론가는 “해외로 떠나 비싼 집을 순회하는 보여주기식 먹방이나 누가 더 많이 먹나 대결하는 먹방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속 캐릭터와 자연인이 분리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녹아 들어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요즘 다양한 형태의 페미니즘이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음식 앞에 당당한 모습 자체가 여성층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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