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고속도로 '첫발'..北 동해선 관광국도도 정비
남북 도로협력 분과회담서 경의선·동해선 현대화 사업 추진 합의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남북이 철도에 이어 도로 현대화 사업에도 합의하면서 경의선·동해선 등 남북을 잇는 도로망 구축 작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남북은 28일 도로 협력 분과회담 직후 공동 보도문을 내고 "동해선·경의선 도로 현대화 사업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이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이를 위해 우선 남북 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먼저 8월 초 경의선 도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이어 동해선 조사를 진행한다.
남북은 도로 현대화 사업 대상 구간을 경의선은 개성∼평양, 동해선은 고성∼원산으로 정해놓고 추후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남측 대표로 회담에 참석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평양∼개성 간 경의선은 고속도로로, 동해선 구성∼원산 구간은 국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 서울∼평양∼신의주 잇는 고속도로 기반 닦는다
경의선 도로는 한반도 서쪽에 있는 남한 1번 국도를 통해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노선이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길을 잘 닦으면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평양∼신의주를 지나 중국으로 빠지는 한반도 핵심 도로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경의선 도로는 분단 이후 남북 연결이 끊겼으나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19㎞)을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완성된다.
남북이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 이용하려면 우선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등이 추진돼야 한다.
이날 남북이 왕복 4차로 수준의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추진에 합의하면서 서울∼평양 고속도로 완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개성∼문산 고속도로의 경우 2015년에도 건설이 추진됐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중단된 바 있다.
이 도로는 남측의 수원∼문산 고속도로(2020년 완공예정), 북측의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돼 남북 수도를 잇는 핵심도로축이 될 수 있다.
이날 남북 합의에 개성∼문산 고속도로 개발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이 도로 역시 앞으로 추가 협의 과정에서 사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화 사업에 합의한 개성∼평양 고속도로는 약 171㎞에 달하는 도로로 구간 공사를 해 이음새 부분 등에 문제가 있고 터널과 교량이 많아 경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간의 기존 포장을 제거하고 아스팔트로 재보장하는 방안도 한때 추진됐으나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남북은 8월부터 공동연구조사단 조사를 통해 개성∼평양 구간 도로 실태를 파악하고 도로, 구조물, 안전시설물, 운영시설물 등 건설·설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 아름다운 경관 자랑하는 동해선은 '관광 국도'로
북한의 동해선은 고성∼회령을 잇는 약 900㎞ 구간을 말한다. 경의선과 함께 한반도를 종으로 잇는 2개 주요 축 중 하나다.
동해선은 남한의 7번 국도와 연결이 가능하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로 나갈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고성∼원산 구간(107㎞)은 북한이 1989년 금강산 관광을 목적으로 관광도로로 건설한 바 있다.
건설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이 도로의 노면 등 상태는 현재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공동연구조사단의 조사 이후 현대화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왕복 2차로 도로를 지역 특색에 맞게 국제적인 수준의 도로로 정비한다는 게 남북의 생각이다.
김정렬 차관은 "동해선은 자연경관이나 환경적 보전가치, 명승지 등을 고려해 국도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남북이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날 도로 협력 분과회담에서 남북 간 큰 견해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현대화 사업 추진 시기나 방법 등은 앞으로 협의하면서 정리하기로 했다"며 "도로 현대화를 위한 기술 및 인력 교류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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