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1등급, 유관순은 3등급.. 이상한 서훈 등급

임주언 기자 입력 2018. 6. 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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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을 맞아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등급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열사의 서훈등급은 3등급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1등급)이나 친일행적이 인정돼 서훈이 취소된 인촌 김성수(2등급)보다 낮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돼 지난 2월 서훈이 박탈된 인촌 김성수 또한 1962년 당시 유 열사보다 훈격이 높은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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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상징 운동가' 공적 저평가 논란
3·1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인 유관순 열사는 뚜렷한 이유 없이 가장 낮은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았다. 오른쪽은 유 열사보다 훈격이 높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은 이승만 전 대통령. 국민일보DB

현충일을 맞아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등급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열사의 서훈등급은 3등급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1등급)이나 친일행적이 인정돼 서훈이 취소된 인촌 김성수(2등급)보다 낮다. 유 열사의 공적이 너무 저평가돼 서훈 등급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수년째 반복돼 왔지만 관련법 개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5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유관순 열사의 서훈등급 상향조정’ 청원에는 2만6000여명이 동의 버튼을 눌렀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지난달 이 청원을 올리면서 “유 열사는 목숨을 바쳐가며 일제의 재판권을 부정하고 무한 투쟁을 통해 일제에 대한 민족적 자존심을 지켰다”며 “유 열사에 대한 서훈의 격을 최고등급으로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 열사의 후배인 이화여고 학생들도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유 열사의 서훈등급을 올리는 청원에 동참해달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유 열사의 서훈이 3등급으로 결정된 건 1962년이다. 유 열사는 3·1운동 때 충남 천안 아우내 장터의 만세시위를 이끄는 등의 공로가 인정돼 건국훈장을 받았다. 현재 상훈법상 건국훈장은 공적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유 열사는 3등급인 독립장(獨立章)이 추서됐다. 사업회 관계자는 “유 열사가 건국훈장을 받을 당시 규정으로는 서훈등급이 세 개 등급뿐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낮은 3등급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유 열사의 서훈등급이 결정된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서훈기준은 상훈법 제3조에 따라 ‘공적이 국가와 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와 지위, 그 밖의 사항’을 고려해 결정한다. 국가보훈처는 독립운동과 옥고를 치른 기간, 당시의 지위, 독립운동사에 미친 영향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유 열사의 공적 및 독립운동사에서 상징적인 여성 운동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저평가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역사적 재평가를 받게 된 유공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은 30명에는 이 전 대통령, 도산 안창호, 백범 김구가 포함돼 있다. 이 중 이 전 대통령은 상해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사사오입’ 개헌과 부정선거를 치른 독재자로 평가받는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돼 지난 2월 서훈이 박탈된 인촌 김성수 또한 1962년 당시 유 열사보다 훈격이 높은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받았다.

서훈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상훈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현행 상훈법에는 서훈의 추천과 확정, 취소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등급조정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 19대 국회 때 이를 반영한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기간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안전행정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서훈등급을) 조정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개정안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는 이념적 성향 등에 따라 평가가 대립되는 인물에 대해 훈격 조정을 추진할 경우 정치·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개정안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이용득 박찬대 의원이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별 진척이 없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류정우 회장은 “정부가 노력하면 상향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청원을 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면 그만큼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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