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의 대사들, 왜 이리 가슴 뜨거워지지?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성공충(차순배) 부장판사의 무리한 업무 지시로 인해 유산까지 하게 된 홍은지(차수연) 판사를 위한 전체판사회의가 소집됐다. 젊은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임바른(김명수)은 법원 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현실과 부딪쳤다. 그들의 패기 있는 도전은 무모해 보였지만, 결국 동료 판사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과반수 이상의 출석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회의는 열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첫발은 위대한 출발이었다.

"그래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 건가봐요.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잡기가 어려워서." 박차오름의 한마디가 참으로 아프다. 사회 곳곳에서 '연대'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자리에 멈춰서서 서로의 손을 맞잡기는 왜 이토록 어려운가.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무엇인들 바꾸지 못하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왜 매일같이 제자리걸음일까.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잡기 어려운 현실. 수렁에 빠진 우리들이 가엽기만 하다.

비록 전체 판사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박차오름과 임바른의 도전은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박차오름의 가슴 따뜻한 연설은 부장 판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동료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서로 간에 쌓여있던 불신과 오해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순간이었다. 또, 보수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법원이라는 철옹성에 균열을 냈다. 그 자그마한 틈새는 앞으로 벌어질 수많은 변화들의 전조가 될 전망이다.

한편, 판사회의가 열리지 못했던 <미스 함무라비>와는 달리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7개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열렸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하던 시절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재판을 미끼 삼아 거래를 하고,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뒷조사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혹은 수치심이라고 할까. 헌법에 규정된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103조)을 침해한 만행에 판사들이 들고 있어선 것이다.
<미스 함무라비>를 두고 신파니 판타지니 말을 하지만, 오히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고 다이내믹할 때가 많다. 분명 '정의'라는 이름은 살아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향해 손을 뻗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자. 설령 당장 패배하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자. 박차오름의 말처럼 웃으면서 철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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