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빈소에 신라호텔 김밥 보낸 이재용 부회장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례식장에는 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조문객들이 많았다.
21일 오전 빈소를 찾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조문을 마친 뒤 구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시절 구 회장을 비행기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다. 때마침 나와 권오규 당시 정책 수석의 좌석 아래 전기 콘센트가 고장 났다. 구 회장은 '나는 자료를 안 봐도 되는데 두 분은 자료를 봐야 하니 자리를 바꾸자'며 자리를 바꿔주셨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후 2007년 제8대 UN 사무총장에 선출되고 출국하기 전 구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구 회장은 반 전 사무총장에게 "사무총장 공관에 전기제품이 필요하면 한국 제품으로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얼마 안 지나 구 회장의 지시로 이후 미국 뉴욕의 UN 사무총장 공관은 LG전자 제품이 다 들어왔다고 반 전 사무총장은 전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례식장에는 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조문객들이 많았다. [일러스트=박용석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5/22/joongang/20180522020108718mqna.jpg)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낸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을 애도하는 글을 두 번 올렸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총리는 기자 시절 경험한 구 회장과 구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구본무 회장님은 중간값의 술을 즐겨 드셨습니다. 너무 싼 술을 마시면 위선 같고, 너무 비싼 술을 마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게 이유였다. 구자경 회장님은 광화문 진주집에서 진주식 비빔밥을 혼자 드시곤 했습니다. 그 장면을 제가 청년 기자 시절에 몇 번이나 목격했습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구 회장과의 인연에 대해 "저희 집사람과 구 회장의 사모와도 잘 지내왔다"며 "구 회장이 가끔 곤지암 골프장에 불러주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떠날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새로 LG를 맡을 분들이 잘해 위업을 더 빛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비롯한 차기 경영진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5/22/joongang/20180522020109885npqq.jpg)
'비공개 가족장'의 원칙에 따라 발걸음을 돌린 일반인 조문객들도 많았다. 21일 빈소에는 LG 계열사 평직원이 홀로 찾아온 경우도 있었고 고인과 인연이 없는 시민들도 더러 있었다.
한 시민은 조문하지 못하게 되자 빈소 입구에서 절을 두 번 하고 "아버지"라고 외치고 빈소를 떠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는 구 회장을 애도하는 편지와 국화 두 송이가 발견됐다.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표지석 앞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을 추모하는 편지 한통과 국화꽃 두 송이가 발견됐다. [중앙포토, 뉴스1]](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5/22/joongang/20180522020110071zsoz.jpg)
그는 이어 "모든 20대가 그러하듯 취업이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다"라며 "신념을 갖고 자신을 우뚝 세워 LG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하선영·김정연·정진호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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