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 문빠에 찍혔다..특검 합의에 문자폭탄 공격
홍 원내대표의 휴대전화는 문빠에게 '좌표'가 찍혔다. 배터리가 방전될 정도로 문자 메시지가 쏟아지고 의원 사무실로 항의 전화가 온다. 내용은 비판 일색이다. 친문 핵심은 왜 '문빠'의 먹잇감이 됐을까.
민주당 원내 관계자가 전해준 얘기는 이랬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노웅래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투표 전만 해도 '문빠'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친문 핵심 홍영표를 원내대표로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고 한다.
당시는 여당의 추경안 처리와 야당의 ‘드루킹 특검’ 요구가 강하게 충돌하던 때였다. 여야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4인(김경수·박남춘·양승조·이철우)의 사직 안 표결과 민생법안은 뒷전이었다.
여야는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과 원내수석부대표 간 실무 협상, 각 당의 의원총회 등을 거쳐 지난 14일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추경안과 특검은 지난 18일 심야 협상 끝에 19일 본회의를 열고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 특검 합의안에는 여당의 요구대로 문 대통령이나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이름은 빠졌다. 그러나, 야당의 강력한 요구로 ‘의혹 등과 관련한’ 등의 표현이 추가됐다. 사건에 관련된 김 후보가 수사 대상이 될 여지를 남긴 합의였던 셈이다.
많을 땐 하루 수백 건씩 ‘특검 반대’ 문자 폭탄이 날아왔다. 일부 의원들은 대대적인 문자 공세에 ‘특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메시지의 수신을 차단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을 받았다는 이유로 홍 원내대표 휴대전화는 문자 폭탄에 배터리가 순식간에 방전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로 문빠들 사이에서 반문으로 찍힌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전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은 국회 교착 상태를 풀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기는 했지만, 극렬 지지층으로부터는 야당의 특검 요구를 끝까지 수용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쌓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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