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상에 재뿌리는 일본..비핵화 판 흔드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5/09/akn/20180509101056541zjkr.jpg)
[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비핵화 협상의 판을 흔들기 위한 '재 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북한을 향해 비핵화의 기준을 높이고 비핵화 대상이 아닌 생화학무기나 중단거리미사일 등의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기의 담판'으로 기대되는 북ㆍ미 정상회담이 난기류를 만난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일본이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남ㆍ북ㆍ미' 중심으로 진행되는 비핵화 협상의 판을 흔드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판 흔들기 전략은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다급해진 일본은 지난 3월 중순께 고노 다로 외무상을 미국으로 급파했다.
고노 외무상은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나 대북관련 요구사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반도의 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포기 ▲화학무기 폐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 5개 사안이 그것이다.
고노 외무상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 직후 중동 방문에 나서자 서둘러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날아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고노 외무상은 앞서 요구한 5개 요구 사안을 재차 강조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지난 2일 취임사에는 일본의 요구가 담겨진 내용이 처음 거론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북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하도록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핵화 기준이 CVID에서 '영구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PVID로 바뀐 첫 신호탄이었다. 또한 핵 외에도 중단거리미사일과 생화학무기까지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를 이어받았다. 그는 지난 5일 야치 소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생물ㆍ화학무기 등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달성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판 흔들기 전략은 다른 형태로 계속 진행됐다. 9일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핵과 대량살상무기의 CVID 내용이 공동선언에 담길 것이라고 불을 지폈다. 한국과 중국이 이번 공동선언에서 CVID가 포함되는 것에 부정적이라는 반응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반도 위기설을 의도적으로 부채질을 하는 의혹도 사고 있다. 교도통신은 고노 외무상이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해외 체류 자국민에게 긴급정보 안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외무성 관련 사이트에 등록을 당부했다고 7일 보도했다.
급기야 국내 정치권에서도 일본의 행태를 비난하는 성명이 발표됐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일본이 상습적으로 한반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작금의 대화와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북한 매체들 역시 연일 일본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논평에서 잔칫상에 재 뿌리는 일본의 행태를 지적했고 8일에도 비난을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일본을 한민족의 백년숙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조선반도 정세악화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 하는 것은 일본의 체질적인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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