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출신 '전관' 지고, 경찰출신 '전관' 뜬다

장용진 2018. 5. 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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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지칭하는 단어인 '전관'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판·검사 출신인 '전관'의 대신 경찰 출신의 '전관'들이 뜨고 있다.

대형로펌 출신 소속인 B변호사는 "형사사건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특히 초기단계에서는 인맥 등 비공식적 채널이 활용될 여지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는 경찰출신 전관변호사들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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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 넓고 업무효율 높지만 인건비 낮아.. 로펌관계자들 "가성비 최고" 이구동성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인천초등생 피살사건’의 항소심에서 공범 박모양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은 이 사건에만 변호사 12명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5명은 경찰(혹은 경찰관계자)출신 '전관'으로 일선 경찰서 강력반과 지능범죄수사팀 등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한 베테랑 경찰관도 있다. 항소심에서 이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의뢰인인 ‘공범’ 박양을 위해 주범인 김모양을 증언대에 세우는 등 모험을 감행한 끝에 무기징역이 선고됐던 1심을 뒤집고 징역 13년형을 받아냈다. 1심 형량의 1/3 수준이다.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지칭하는 단어인 ‘전관’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판·검사 출신인 ‘전관’의 대신 경찰 출신의 ‘전관’들이 뜨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경찰출신 전관들은 생생한 업무능력과 폭넓은 인맥으로 활동영역을 빠르게 넓히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숫자면에서는 아직 판·검사 출신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몇몇 로펌들을 중심으로 영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형사파트를 중심으로 경찰대 출신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몸값도 함께 뛰어 오르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 독보적 1위인 김앤장을 비롯해 법무법인 바른, 법무법인 동인 등이 경찰출신 전관 영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적으로는 ‘우리 로펌은 아직 아니다’고 하지만 업계 내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로펌 관계자들은 ‘경찰출신 전관’들의 ‘가성비’가 높다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판·검사 출신에 비해 법조경력이 짧아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 편이지만 젊고 활동적이어서 업무효율이 높은데다 인적 네트워크가 넓어 활용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인적관계가 유지되는 경찰특유의 끈끈한 관행과 넓은 인맥은 사건수임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하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귀뜸이다.

경찰출신 전관 가운데 사법시험 합격 후 경찰간부로 임용됐던 경우보다 경찰대 출신으로 의무복무를 마친 뒤 로스쿨을 통해 법조계에 입문한 경우에 법조계의 선호가 쏠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형로펌에 속하는 A법무법인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넓고 수사실무에 능통해 영입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경찰대 출신의 경우 동기들이 현직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여러모로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대형로펌 출신 소속인 B변호사는 “형사사건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특히 초기단계에서는 인맥 등 비공식적 채널이 활용될 여지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는 경찰출신 전관변호사들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위를 다투는 로펌인 C법무법인 관계자도 같은 의견이다. “고소고발 사건이 늘어나면서 경찰 수사단계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졌는데, 실무를 해 본 경찰출신들의 나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범위가 넓어지면 경찰출신 전관 변호사들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출신 '전관'이 늘어날 수록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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