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사람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 던졌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물벼락 갑질’ 폭행 의혹으로 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35ㆍ여)가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진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서에 출석해 8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있는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16일 H광고업체와의 회의에 대해 “회의장에서 대한항공 측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진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종이컵에 들어 있는 매실 음료를 뿌렸는지와 종이컵을 손으로 쳤는지 등 내용은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조씨는 이날 오전 9시56분께 서울 강서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 앞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도 여섯 번이나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유리컵을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것 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또 총수 일가 사퇴론, 직원들의 촛불집회 움직임 등에 대한 질문에도 “죄송하다”고만 했다.
이날 조씨는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경찰서에 도착했다. 검은색 구두, 검은색 정장 상ㆍ하의를 입고, 검은색 핸드백을 든 채 취재진 앞에 나타났으며 질문 내용과 관계없이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반지나 목걸이 등 장신구는 하지 않았다.
조씨는 지난 3월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H광고업체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컵에 든 매실 음료를 직원 두 명의 얼굴에 뿌린 폭행 혐의와 회의를 중단하도록 하는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오전 조사에선 대한항공과 H 광고대행사의 관계, 당시 회의의 성격, 참석자 현황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조사는 점심시간을 갖기 위해 중단됐다가 이날 오후 2시께 다시 시작됐다. 조씨는 배달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변호인 2명과 함께 출석해 이중 1명의 변호인과 조사에 응하고 있다.
조씨는 경찰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있으나 변호인이 동의하지 않아 진술 녹화는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지난 17일 조씨를 입건했다. 지난달 18~19일 A사와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광고업체 직원들의 녹음 파일과 조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조씨의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 조씨가 유리컵을 피해자들을 향해 던졌다면 특수폭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의 처벌의사가 없으면 처벌이 불가능(반의사불벌죄)한 일반 폭행과 달리 처벌이 가능하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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