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보수 정권 덕분에 김정은 세상 밖 나왔다"
[오마이뉴스 조혜지 기자]

최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가 도마에 오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도 변화를 보수 진영의 공으로 돌렸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시기를 "잃어버린 11년"이라고 재차 강조했을 정도로 오랜 경색 국면에 대한 보수 정권의 지난 책임이 상기되고 있는데도, 역으로 전 정권의 남북 정책을 추켜세우고 있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 또 '퍼주기 공세'로 찬물 끼얹는 한국당
나 의원은 29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댓글조작 및 특검 촉구대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 비핵화 이전에 영양제를 꽂아 줘야겠나. (비핵화 문제를) 북미 회담에서 다하는 것처럼 떠넘겼다. 핵은 미국과 이야기하겠다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진 비판 여론에는 "판문점 선언으로 말 한 것으로 주말 내내 고생했다"며 웃어 보였다. 나 의원은 이어 "(판문점 선언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한 마디도 없다"면서 "게다가 (선언에 나온 비핵화 언급 부분은) '목표로 한다'였다. 여태 핵 관련 합의도 핵 폐기, 핵 포기 선언이었지 비전만 이야기한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 특유의 '북한 퍼주기' 공세도 이어졌다. 나 의원은 "북한이 제일 무서워하는 확성기를 끄겠다고 하고 전단 살포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면서 "(비핵화라는) 현물도 보지 않고 우리가 줄 수 있는 현금을 다 갖다 퍼붓는 이 정권 인정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빨갱이! 공산당!"
"때려잡자! 끌어내려라!"
"나라가 미쳐 돌아갑니다!"
나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의 '판문점 선언' 규탄 발언 사이마다 한국당 지지자들의 고성이 튀어나왔다(당 추산 1500여 명). 색깔론으로 범벅된 발언이 대부분이었다. 자체 제작한 손팻말도 마찬가지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을 국회 비준 처리하겠다는 현 정부의 방침에 초대받지 못한 정상회담 만찬을 꺼내들며 '양심불량'이라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기간 한국당 '패싱'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자기들 일당 패거리만 파주 만찬장으로 불러 자신들만의 잔치를 하고 김정은에게 아양을 부린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국회 비준 처리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양심불량도 이런 양심 불량이 있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규탄대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을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잔치만으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면서 "고의적으로 다른 정당의 남북 정상회담 참여를 배제시켰다. (국회 비준 처리를 하려면) 정상회담 전에 야당과 진솔한 대화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국면으로 한층 주목도가 떨어진 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 댓글 조작 논란, 일명 '드루킹 사건'에 대한 대여 공세 고삐도 다시 죄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당이 준비한 펼침막에도 '정상회담도 마쳤으니 댓글도 마칩시다. 특검!' 문구가 걸려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옥류관 평양냉면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맞바꾸겠나"라면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으로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 여론을 보내는 국민에게도 "들떠있다"며 "냉정과 침착"을 주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게 바로 문재인 정권의 여론조작이고 드루킹의 여론조작 수법이다"라면서 "김정은이 함께 냉면을 먹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은 여전히 북한이고 우리 국민들만 들떠있다.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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