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20년 만에 최고 임금, 부럽다 일본 근로자들
실제 일본 관광국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 여행객이 지난해 사상 최고인 2869만9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9.3% 늘어난 것으로, 일본 정부가 방일 관광객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64년 이후 최다 수치다. 한국인(전년보다 40.3% 증가)만 많이 간 게 아니다. 러시아(40.8%), 홍콩(21.3%), 인도네시아(30%), 중국(15.4%), 베트남(32.1%) 등 어느 한 국가에 쏠림이 없이 고루 늘었다.
관광객 증가는 안 그래도 활기차게 돌아가는 내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6일 “일본 주요 기업의 올해 임금 인상률이 20년 만에 최고”라고 보도했다. 246개 주요 기업들을 조사해 봤더니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2.41%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월평균 임금 인상액도 7527엔(약 7만4000원)으로 20년 만에 7500엔을 넘어섰다.
내수·관광 등의 호황으로 과거 소수 대형 제조업체들이 주도하는 일본의 그간 임금 상승 관행이 바뀌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일손이 모자란 비제조·서비스업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제조업 임금상승률(2.79%)은 97년 이후 최고로, 이 부문 임금상승률이 제조업 임금상승률(2.27%)을 웃돌았다. 올 2월 일본의 구직자 1인당 일자리수(유효구인배율)는 1.58배였다. 44년 만에 최고다. 이에 더해 접객업 등 서비스업 분야 유효 구인배율은 3.85배였다. 한 사람당 3.85개의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는 흐뭇한 상황이다.
일본은 경기 호조와 임금 상승이 선순환하는 구조로 확실히 진입했다. 최저임금을 한꺼번에 16.4% 올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등 정부가 팔 걷어붙이고 나선 한국과 달리 일본은 기업들이 스스로 임금을 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20년 만의 최대 임금 인상률은 정부의 인상 요청 때문이 아니라 일손 부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재 확보 경쟁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에 하는 말처럼 들린다.
최지영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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