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섹스해 봤어?" 아이 질문에 당황하지 않는 대처법

손민원 2018. 3. 23.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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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오래] 손민원의 성·인권 이야기(5)
초등학생 아들의 난감한 질문. [사진 트위터캡처]
트위터에 올라와 뜨거운 반응이 있었던 글이다. 초등학생인 둘째 아들이 갑자기 “아빠 섹스해 봤어?”라고 묻기에 순간 당황해서 “아직”이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그 뒤 그 아이는 또 엄마에게 질문했다. “엄마 섹스해 봤어?” 엄마가 “응” 하고 대답하자 “언제 해 봤어?”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엄마는 “좀 더 크면 알려 줄게”라고 얼버무렸다고 한다.

이 질문을 던진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엇갈리는 두 답변에 ‘나의 탄생’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하고 생각이 복잡해졌을 것이다. 여러분은 자녀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을 할 건가? 또 자녀가 이미 자랐다면?

현장에서 만난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언제, 어떻게, 어디까지 ‘성’을 알려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신다.

나도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어디서 아기가 나오지?’ ‘남자는 왜 서서 오줌을 싸지?’ 같은 생각이 끊임없이 생겼다. 엄마에게, 이모에게도 물어봐도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때 들었던 말 중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한 이모의 답변에 이 다리일까, 저 다리일까 기웃거렸던 기억도 어렴풋하다.

━ 성에 일찍 눈뜨는 요즘 아이들
사을 ' 창2동 어린이집 ' 원생들이 6월 2일 창동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다. 창동청소년성문화센터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성교육을 실시한다. [ MY LIFE ]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성적인 자극을 많이 받고, 일찍 성에 눈을 뜬다. 그러나 요즘 부모가 자녀에게 성을 대하는 태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아빠(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라고 물어볼 때 “몰라! 아빠(엄마)에게 물어봐!” “쪼그만 게, 벌써 까져서…” “어른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라는 식으로 답변을 못 하고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부모인 세대는 자라면서 누구에게 성교육을 정식으로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방법을 잘 몰라 대답하지 못하고, 또 쑥스러워서 대부분 답을 회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올바른 성교육은 부모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학이나 영어 공부보다 인생에 훨씬 더 영향력을 미친다. 성은 성장 과정, 결혼과 가정, 인생 전반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발달 단계에 따른 적절한 성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과 성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성(性)은 성장과정, 결혼, 가정, 인생 전반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므로, 아이의 성장 발달 단계에서 적절한 성교육으로 올바른 성 가치관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사진 freepik]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 미디어 환경은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는 다양한 요인이 도처에 널려 있다. TV나 인터넷, 스마트폰에서는 성을 상품화하고 대상화한 영상물이 넘쳐난다. 올바른 교육 없이 성을 대중매체를 통해서만 배우게 한다면 자칫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할 수 있고, '이게 뭐지?' 하면서 따라 할 수도 있다.

강의장의 한 어머니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여섯 살 민지와 이웃집 일곱 살 호준이는 친구다. 그날도 민지와 호준이가 사이좋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민지 엄마는 잠깐 시장에 다녀왔다. 거실에서 놀던 아이들이 없어서 방문을 열어 보니 호준이와 민지가 옷을 홀딱 벗고 침대에 누워 깔깔대고 웃고 있었다.

속으로는 매우 놀랐지만, 차분하게 “너희들 무슨 놀이해?”라고 물어봤다. “응. 엄마·아빠 놀이해”라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민지와 호준이는 사심 없이 성적 놀이를 했다. 프로이트의 인간발달 단계에 따르면 만 4~6세는 남근기에 해당한다. 남근기는 다른 성의 특정 신체 부위에 관심을 갖고 서로 몸을 보거나 만지거나 하는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의 이런 성 행동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만약 민지 엄마가 놀라 고함을 지르거나 야단쳤다면 이 아이들은 성적인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민지와 호준이의 성적 행동은 미디어에서 본 영상물의 영향이든지, 아니면 부모의 잠자리를 흉내 내봤을 수도 있다. 이 아이들은 성적 호기심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 성에 대해 부정적 인식 갖지 않게 해야 여기서 부모는 성교육의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민지와 호준이는 어떤 성적 호기심으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것이 좋다. “호준이와 민지는 남자와 여자로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어.” 이때 신체의 명칭과 변화를 그림책을 이용해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림책을 이용해 남자와 여자의 신체에 대해 알려주는 방법이 좋다. [사진 보임북스]
“우리는 모두 아주 소중한 사람이야. 너희의 몸은 각각 눈, 팔, 다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소중해. 그런데 더 중요한 부분은 속옷을 입어 더 잘 보호해 주어야 해. 그리고 민지와 호준이가 아무리 친한 사이지만 속옷을 입은 곳은 친구 사이라도 보여줘서는 안 돼.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아주 친근한 사이에도 서로가 지켜야 할 경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요청을 할 때 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혹 어떤 어머니는 자녀에게 성교육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자녀가 이해할 수 없는 교육을 너무 앞서 해 오히려 자녀가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사회는 스토킹, 데이트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문제로 늘 시끄럽다. 학교에서의 몇 시간 교육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자녀는 성장하면서 사춘기가 되고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음란물을 접하고 채팅 앱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부모는 자연스럽게 이 성적 자극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 이것이 잘 이뤄질 때 우리 사회에서 폭력이 점점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껄끄러운 성 문제를 ‘나 몰라라’로 계속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자녀와 눈을 마주 보면서 진지하게 그 아이에게 당면한 성 문제를 대화로 풀 것인가.

손민원 성·인권 강사 qlover@naver.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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