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의 비밀]①日 컬링팀이 반한 韓 딸기, 정말 일본에서 온 종자일까요?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에서 맛본 한국 딸기가 맛있다고 감탄한 것에 대해, 일본 농림수산상이 "한국 딸기는 일본 품종에 뿌리를 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물론 국내외에서도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언의 배경이 된 '한국 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히신문 등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일 사이토 겐(齊藤健) 일본 농림수산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여자 컬링대표팀이 휴식시간 때 먹은 한국 딸기가 맛있었다고 감탄한 발언에 대해 "선수들이 한국산이 아닌 일본산 딸기를 먹었다면 더 기분이 좋았을 것"이라며 "사실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먹은 딸기는 일본 품종에 뿌리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딸기의 이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일본의 농림수산부 장관이 굳이 이런 언급을 한 이유는 일본과 한국이 딸기수출을 놓고 경합하는 국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자국 딸기 수출이 한국과의 경합으로 매년 40억엔(한화 약 410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국산 딸기 품종인 '설향'이 2005년 나오기 전까지는 일본 품종인 아키히메(章姬), 레드펄 등이 80% 이상 시장을 점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지난 2015년 한국농총경제연구원(KREI) 집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딸기 품종은 국내 개발된 품종인 '설향'이다. 설향이 전체 딸기 재배지의 81.3%를 차지하고 죽향 5.9%, 매향 2.5% 등을 합치면 전체 90% 가까이 국내 품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2월까지 나오는 겨울철 딸기 시장은 대부분 당도도 높고 병충해나 기온 변화 등에 강한 설향이 완전 장악하고 있다. 아키히메(6.1%)나 레드펄(1.3%) 등 일본 품종 딸기는 적은 양만이 재배되고 있다.
설향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딸기는 일본 품종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 2005년까지만 해도 레드펄이 52.7%, 아키히메가 33.2%로 재배품종의 80% 이상을 장악했다. 이후 2002년 우리나라가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일본에 매년 30억~6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해야할 입장에 처하게 되자, 국내 품종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기 시작했다. 이 개발의 결실이 2005년 논산딸기시험장에서 개발된 설향 품종이었다.

물론 설향 개발 시에 일본 딸기 품종들도 함께 사용된 것은 사실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것을 두고 한국 딸기 전체가 일본 딸기에 뿌리를 둔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일본 딸기 역시 메이지유신이 한창이던 19세기 말, 네덜란드에서 관상용으로 처음 들여오기 시작해 1920년대 미국에서 상업용 딸기 품종이 수입됐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딸기종들을 혼합해 다양한 품종을 개량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일제강점기 치하에 놓였던 한국에도 비슷한 시기에 '양딸기'란 이름의 식용딸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첫 딸기 시배지로 알려진 곳은 경상남도 밀양의 삼랑진이다. 1943년 삼랑진금융조합 이사인 송준생씨가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열렸던 금융조합이사회 참석 후 일본에서 모종 10여포기를 가져와 삼랑진 일대에 심은 것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본격적인 확산은 6.25 전쟁 이후인 195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본 역시 가장 빨리 딸기가 들어온 곳으로 알려진 토치기현(?木?)에서 1920년대 말부터 딸기 재배가 시작은 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딸기 재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0년대부터로 알려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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