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실상 '해상 차단'..사상최대 대북제재 (종합)

뉴욕 김은별 2018. 2. 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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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사실상 '해상 차단'(maritime interdiction)이라는 초고강도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남북 간에 대화와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최대 압박과 제재'라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해상 차단은 무기나 석유, 석탄 등 불법 금수품목을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공해 상에서 저지하는 조치다. 국경 육상 통로가 막혀 물자 수송을 거의 배에 의존하는 북한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군사적 행동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로 간주된다.

미 재무부는 이날 북한을 비롯한 중국과 싱가포르, 대만, 탄자니아 제3국까지 포함한 선박 28척과 27개 해운 및 무역업체, 개인 1명 등 총 56개 개인과 기관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던 미 보수단체의 연례 총회 격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기조연설에서 신규 제재에 대해 "사상 최대의 새로운 대북 제재"라고 평가했다. 또 트위터 계정에서는 "나의 딸 이방카가 한국에 막 도착했다"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이방카보다 더 낫거나 더 똑똑한 사람이 있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번 제재의 초점은 북한 선박과 제3국 선박의 공해 상 불법 옮겨싣기 차단에 맞춰졌다.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북한 유조선 '예성강 1호'가 다른 선박으로부터 원유를 옮겨싣는 장면을 포착했다.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여겨진 해상 밀거래를 집중 추적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제3국 선박과 해운·무역회사들까지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무더기로 등재됨에 따라 제재 이행 및 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교역이 없는 북한은 독자제재를 받더라도 영향이 거의 없지만, 제3국 기업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미국 항구 입출항 차단, 미국인 및 기업과의 거래 금지, 미국 내 자산 동결 조치는 심각한 타격이 된다. 해상 밀거래에 따르는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대북 차단 효과가 올라간다는 게 미 정부 측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제재선박의 입항을 허용한 항구를 방문한 선박에 대해서도 미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를 조만간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새 법을 통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시행되면 "북한의 제재회피를 막는 데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출발지로 하거나 목적지로 하는 금수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해상에서 미 군함이 정선·검색하는 '해상 차단'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그러면서 미국의 이날 대북제재에 대해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최대 압박' 작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마무리돼가는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대북 해상 차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인 물류 흐름을 추적하고 저지하려면 수많은 나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국제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국의 이번 조치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북미대화 가능성은 작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새 제재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폐막식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을 하는 즈음에 나왔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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