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에어컨, 냉방만 잘해라? vs 멀티기능이 있어야?
‘모피 코트는 여름에, 에어컨은 겨울에 사라.’
‘당연하지’라며 미소를 지었다면 쇼핑 고수,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고 생각했다면 아직 쇼핑 하수다. 대표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은 사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사야 유리하다. 특히 한창 추울 때인 1~3월에 사면 다양한 사은품이나 가격 할인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가전업체들이 여름에 폭증하는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겨울 판매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업체 입장에선 날이 더워 ‘알아서 잘 팔리는’ 여름엔 판매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신제품 발표도 1월에 몰려 있다. ‘날이 추운데 에어컨 설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예약판매 방식으로 판매하고, 실제 설치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설치한다.
새해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대유위니아 등 주요 가전업체가 줄줄이 신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에어컨 구매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뜨거운 여름을 겪은 소비자들이 미리 대비하려는 수요가 몰렸다.

◆똑똑해진 인공지능=무더운 여름,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무심코 “아, 더워”라고 내뱉는다. 에어컨이 “희망 온도를 낮출까요?”라고 묻는다. 다시 “그래, 그럼 1도만 낮춰줘”라고 말하면 에어컨은 “23도로 낮췄습니다”라는 대답과 함께 온도를 조절한다. 올해 삼성·LG전자가 내놓은 인공지능 에어컨과의 실제 대화다.
인공지능 에어컨은 지난해 처음 등장했지만 지난해가 갓난아기 수준이었다면 올해 제품 성능은 중학생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제 제대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캐리어에어로 18단 에어컨’이나 ‘위니아 에어컨’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음성 인식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하면 말로 기능 조절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제습‧공기청정‧난방 기능은 필수=아직도 에어컨을 여름에만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요즘 나오는 에어컨은 제습‧공기청정‧난방 기능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기능도 전용 제품 못지않다.
별도로 공기청정기를 사지 않고 에어컨만 이용하려면 필터 시스템을 꼼꼼히 봐야 한다. 삼성 무풍 에어컨엔 ‘PM 1.0 필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도 거를 수 있다. LG 휘센 씽큐 에어컨은 6단계 공기청정 기능을 갖췄다.


다양한 기능이 있다지만 가격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다. 삼성 무풍 에어컨이 가장 비싸다. 냉방 면적이 가장 넓은 81.8㎡(약 24.7평) 기준으로 500만 원대(스탠드형 기준)다. '무풍 기술'이 적용된 후 값이 더 뛰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 기술은 바람 없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기능이다.
찬바람이 나오지 않아 계절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LG 휘센 씽큐는 인공지능이 적용됐지만 400만 원대에 나왔다. 캐리어에어로 18단 에어컨, 위니아 에어컨은 각각 300만원 대, 200만원 대다. 캐리어에어로 18단 에어컨은 바람 세기를 18단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