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구두 루부탱 '빨간 밑창' 법정공방..시그니처 색상 명성 유지할까

윤신원 2018. 2.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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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구두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이하 루부탱)이 트레이드 마크인 '레드 솔(빨간 밑창)'을 두고 네덜란드 신발 브랜드 반 하렌과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CJEU)는 상품의 '색상'은 상표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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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법의 허점' 지적에도 유럽사법재판소 "색상에 대한 권리 보호 불가능"
[사진=Pursuitist]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프랑스 명품 구두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이하 루부탱)이 트레이드 마크인 ‘레드 솔(빨간 밑창)’을 두고 네덜란드 신발 브랜드 반 하렌과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CJEU)는 상품의 ‘색상’은 상표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영국 가디언은 CJEU가 루부탱의 ‘빨간 밑창’은 구두 모양과 별개로 볼 수 없고 구두 모양은 일반적으로 EU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마치에이 슈푸나르 법무관은 “EU 상표법 상 상품의 색상과 모양은 특정 브랜드의 독점적인 권리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0년 루부탱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에서 ‘빨간 밑창’에 대한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네덜란드 반 하렌이 2012년 빨간 밑창의 하이힐을 판매하면서 루부탱이 상표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네덜란드 법원은 반 하렌에게 해당 구두 판매 중지를 요청했지만 반 하렌은 항소했고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논란이 되는 것은 루부탱이 단순히 빨간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Pantone 18 1663TPX(미국 색채연구소에서 붙인 색의 기호)’라는 고유번호를 가진 구체적인 색상을 쓴다는 점이다. 1991년 브랜드 론칭 당시부터 지금까지 하이힐부터 로퍼까지 각기 다른 디자인에도 밑창은 이 색상을 사용해왔다.

게다가 2007년 3월에는 특유의 밑창 색을 미국특허청 상표로 출원하기도 했다. 일정 기간 동안 독점권을 허용하는 특허와 달리 ‘상표권’은 주기적인 갱신으로 무기한 권리를 연장할 수 있다. 색채상표 등록은 고유 색상에 대한 권리 보호를 무기한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2년 미국에서 명품 브랜드 이브 생 로랑을 상대로 ‘빨간 밑창’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승소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미국과 달리 색상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소송은 네덜란드 재판소의 결정만이 남은 상황이다. 네덜란드 법원은 루부탱 특유의 색상이 상품들에 미치는 가치를 판단할 예정이다. 룩셈부르크 법원은 “대중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디자인이나 색상보다는 루부탱 자체로의 명성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유럽 개별 국가들의 법원은 CJEU의 결정에 따르기 때문에 루부탱은 ‘빨간 밑창’에 대한 권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패션 업계에서 브랜드가 색상의 권리를 보호 받지 못한다는 것은 모조품을 만들어도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며 “이번 루부탱 법정공방에 패션 업계가 잔뜩 긴장한 이유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또 “루부탱처럼 색상이 시그니처인 브랜드는 가치를 훼손 당할 것이고 이는 곧 매출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수많은 브랜드들은 모조와 표절에 맞서 싸우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20명 이상의 디자이너들이 스페인 SPA브랜드 ‘자라’를 상대로 디자인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크리스찬 디올도 디자인 도용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인도 디자이너 오리지트 센은 디올의 신상품 원피스가 자신이 창작한 무늬와 매우 흡사해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루부탱 사건과 같이 문제를 제기해도 도용이나 모조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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