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아보카도' 먹기 시작하자 전세계가 울었다

이현 2018. 1.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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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글로벌 J카페]
아보카도 열풍, 폭증하는 수요
자연재해로 지난해 작황 부진
중국까지 '아보카도 사랑' 가세

━ 브런치의 '감초' 아보카도…중국인이 맛에 눈 뜨니 세계가 깜짝?

울퉁불퉁한 진녹색 껍질을 반으로 가르면 커다란 씨앗과 버터 같은 연노랑 속살이 모습을 드러낸다. 멜론 같기도, 애호박 같기도 한 이 낯선 과일이 요즘 약방의 감초처럼 브런치 메뉴에 오른다. 이름부터 이국적인 아보카도다.

아보카도의 인기는 국경이 없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TV 프로그램에 혼자 사는 여배우가 '아점(아침 겸 점심)'으로 만들어 먹었던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은 대표적인 '혼밥' 레시피가 됐다.

예쁜 색감 덕에 사진도 잘 나와 SNS에 올라오는 음식 사진에도 자주 등장한다. 멕시코 음식을 먹을 때나 접할 수 있던 과일인데 몇 년 새 가정에서도 요리에 활용할 정도로 보급됐다.
미국에서도 아보카도 음식만 파는 식당이 문을 열 정도로 인기다. 미국 내에서 아보카도 농사를 짓는데,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어 수입이 10년 사이 3배로 증가했다.

1인당 소비량은 1989년 0.5㎏에서 2016년 3.5㎏으로 늘었다. 미국 내 수요는 매년 10~12%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요즘 아보카도 값이 인기만큼 뛰었다. 도매가로 35달러 정도였던 48개들이 한 상자가 지난해 9월 83.75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내 주산지인 캘리포니아주와 칠레, 멕시코 등에서 가뭄, 폭풍우, 산불 등 자연재해로 아보카도 농사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멕시코는 파업까지 겹쳐 지난해 생산이 20%나 줄었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의 홀푸드마켓에서 아보카도를 고르는 소비자의 모습 [AP=연합뉴스]
아보카도 품귀 현상이 벌어진 호주에서는 '2018 아보카도 대공황'이란 말까지 나온다. 한 슈퍼마켓 선반에는 "물량 부족으로 이번 주까지 안 들어온다. 긍정적으로 보면 아낀 돈으로 집 살 돈을 모을 수 있다. 이해해달라"는 유머러스한 안내가 붙어 화제가 됐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아보카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아보카도가 들어가는 음식은 양을 줄여 제공하거나 아예 메뉴를 빼버리는 가게도 속속 늘어간다.

지난해 24개들이 한 상자에 45~50호주달러였던 아보카도 시세는 이달 들어 95호주달러까지 치솟았다. 호주 내 아보카도 농사가 일시적으로 안 되는 계절인데다, 주 수입국인 뉴질랜드에 예기치 못한 태풍이 불어닥친 탓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달 아보카도 값이 전년 같은 달보다 88%나 올랐다. 호주에서는 2월 말쯤이나 되어야 아보카도 가격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케냐 정부는 아보카도 수출 금지령까지 내렸다. 케냐 국민한테도 아보카도가 인기를 끌게 되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다 보니 아보카도 가격이 2014년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아보카도는 샌드위치, 샐러드와 맛이 잘 어울려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브런치 식재료가 됐다. [중앙포토]
아보카도는 토양 염분이 딱 맞고 경사가 가파르지 않으며 기온이 안정적인 곳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까다로운 작물이다. 날씨가 불규칙한 곳에서는 쉽게 죽는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공급을 빨리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이 와중에 중국까지 아보카도 맛에 눈을 떴다. 심장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해외 여행·유학을 다녀온 중산층 젊은이들이 아보카도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중국의 아보카도 수입량은 5000톤으로 4년 전의 160배로 늘었다.

최근 중국은 칠레, 페루와 아보카도 수입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미국 시장의 80%를 책임지는 멕시코도 중국으로 수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내 아보카도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는 아보카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수도 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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