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원의 부동산 노트]분양가 평당 최고 1억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이 기준시가 리스트에 못 오른 이유는
서울은 지난해보다 3만실 늘어
지난해 2월 준공된 월드타워 '시그니엘'은 제외
50% 넘는 미분양 때문..공실 많아 가격 산정 어려워
10개월새 분양률 10%에 그쳐
가수 김준수, 배우 조인성 소속사도 구입

그런데 전국 57만여실이 이름을 올린 올해 오피스텔 기준시가 고시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무슨 사연일까.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국세청이 완공된 오피스텔에 대해 감정평가를 거쳐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정하는 ‘공인가격’이다. 기준시가는 대개 시세의 80% 선이다. 국세청이 밝힌 시세 반영률이다.

━ 올해 전국 오피스텔 57만실 기준시가 고시
이중 서울 오피스텔은 23만실 정도다. 지난해 고시보다 3만실가량 늘었다.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어진 오피스텔이다.
시그니엘은 올해 기준시가 고시 대상에 포함되는 시점인 지난해 2월 준공됐다. 당연히 고시 대상이다. 그런데도 고시 현황에서 빠졌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지은 롯데 측이 붙인 이름이고 이 오피스텔의 법적인 이름은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제월드타워동 O동 O호다.
이 오피스텔이 기준시가 고시 대상에 들지 못한 이유는 미분양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드물지만 미분양이 많아 오피스텔 기준시가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공실률 50% 이상이면 고시에서 제외
오피스텔 역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착공 무렵에 선분양한다. 준공 때까지 2~3년 공사 기간 안에 대개 분양이 끝난다. 심한 ‘악성 물건’이지 않는 한 준공 후까지 미분양 50% 이상은 거의 없다.
이와 달리 시그니엘은 선분양하지 않고 준공 후에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다. 입지·상품성 등 어느 하나 손색없는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분양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도록 얼마나 미분양이 심하길래 기준시가 산정을 못 할까.
요즘 아파트를 보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분양 3~6개월 시점의 초기 분양률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 87.3%, 수도권 96.7%다. 서울은 100%다. 분양 6개월 이내에 ‘완판’됐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지난해 9월 이후 등기된 건 2실에 불과하다.
━ 지난해 2월 준공 이후 본격 분양...분양률 10%
시그니엘 미분양은 무엇보다 비싼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가 3.3㎡당 6700만~1억원이다. 3.3㎡당 가격이 높은 데다 크기가 전용면적 기준으로 133~829㎡(공급면적 237~1227㎡, 71~371평)다. 실당 분양가가 42억~370억원이다. 평균 75억원이다.
시그니엘은 법적으로 업무시설(오피스텔)이지만 ‘레지던스’가 뜻하는 대로 주거시설이다. “최첨단 수직도시 롯데월드타워에서 누리는 고품격 주거공간”이라는 홍보 문구에서도 알 수 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거실·주방·침실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다만 85㎡가 넘는 오피스텔이어서 바닥 난방을 할 수 없어 천정에 매립된 장치를 통해 공기를 덥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지금까지 팔린 시그니엘 23실의 총 매매금액은 1260여억원으로 실당 평균 55억원이다. 시그니엘 44~70층 중 45~65층에 들어서 있고 크기는 133~244㎡다. 최고가는 65층 244제곱 89억원이다.
━ 평균 실당 개인 매수가격 53억원...외국인 2명
누가 샀나. 23실 중 개인이 산 게 17실이고 법인 명의가 6실이다. 대기업은 없다. 개인 매수자 중 6명이 강남권이다. 배우 조인성이 소속사인 제트아이에스 명의로 전용 133 제곱을 43억원에 매입했고, 가수 김준수(JYJ)가 154㎡를 48억원에 구입했다. 김씨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경매에 넘어갔다.
외국인이 2명 있다. 대만과 일본이다. 롯데는 중국 ‘큰 손’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는데 아직 중국 쪽 매수자는 없는 셈이다.
평균 실당 개인 매수가격은 53억원이고 절반갸랑인 평균 29억원을 대출받았다. 3명은 대출 없이 분양가 44억~73억원을 자기 돈으로 지불했다.

당초 집무실을 옮길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아직 이사 오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6억원(1주택자 9억원) 초과분에 대해 부과된다. 오피스텔은 공시가격 대신 기준시가가 기준이다. 기준시가가 없으면 자치단체에서 별도로 공시가격을 산정해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공시가격을 분양가의 80%로 보고 다른 집을 한 채 이상 갖고 있다면 분양가 50억원에 대한 종부세는 1900만원 선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종부세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과세 내용은 개인정보여서 공개가 금지돼 있다며 당국이 밝히지 않는다.

━ 최순실이 살았던 피엔폴루스가 1위


내년 기준시가 고시엔 시그니엘이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