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987년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낙연 총리가 말하는 영화 '1987'

이가영 2018. 1. 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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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에서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 역을 맡은 배우 이희준(왼쪽)과 1987년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영화 스틸컷,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국무총리가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영화 ‘1987’을 본 후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14일 이 총리는 영화 관람 후 가진 호프 미팅에서 “굉장히 무거운 영화였다”며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 위에 우리가 서 있다는 것을 한시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아주 무거운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화 '1987' 속 시위 장면. [사진 '1987' 스틸컷]
이 총리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서울시청 앞 광장 집회 때 동아일보 야당 출입기자로 현장에 있었다”며 “당시 최루탄을 유별나게 견디지 못해 프라자 호텔 커피숍으로 실려 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영화 '1987' 속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이희준)가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 '1987' 스틸컷]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는 후배였는데 동경 특파원 시절 간암이 발견돼 조기 귀국했다가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났다”며 “당시 국제부장으로서 장례위원장을 맡았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 “주요 등장인물과 그분들이 했던 역할을 거의 사실과 부합했다”며 “무엇보다 박종철씨나 이한열씨 같은 평범한 대학생의 죽음 위에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것인데 그렇게 옛날이야기도 아니고, 권력이 광기에 휩싸이면 오늘 영화에 나온 폭력을 자행하고 한다. 그런 위험성을 줄여가는 것이 민주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해방 이후 4·19혁명과 6월항쟁, 촛불혁명 등 그 평범한 사람들의 대규모 시위를 3번 겪었는데 4·19와 6월항쟁은 권력의 횡포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촛불혁명은 권력이 갑자기 착해져서 평화집회가 된 게 아니라 권력이 없어져서 평화집회가 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도 우리는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자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또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보통사람의 희생과 용기 있는 선택을 딛고 지금 우리가 산다는 사실을 무겁게 알려주는 영화”라며 함께 영화 본 사람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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