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와 처벌 사이]①교도소가 호텔급..취미생활 권장, 각종 스포츠시설도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프랑스 정부가 전국 교도소의 모든 감방에 전화기를 설치한다고 밝힌 가운데 호텔을 능가하는 초호화 교도소들도 덩달아 화제다. 교도소란 공간의 본래 목적인 처벌과 교화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하는 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일(현지시간) 전국 178개 교도소의 총 5만여 개 감방에 유선 전화기를 단계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감자들이 감옥생활에서 받는 긴장을 덜어주고 가족들과의 유대를 강화해 사회 적응을 도와 재범률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수감자의 교화에 큰 무게를 둔 교도소는 어딜까? 가장 유명한 곳은 노르웨이의 할덴 교도소다. 10년에 걸쳐 약 2억5000만 달러(약 2660억원)을 들여 만들어진 곳이다. 30헥타르(약 9만 평)에 달하는 넓은 땅 위에 11개 건물로 이뤄져 마치 한 마을 같은 분위기다. 이 곳에는 강간, 살인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1인 1실의 감방 내부는 TV, 냉장고, 세면대, 샤워시설 등을 갖추고 있고 수감자 10~12명 당 하나의 거실과 부엌을 공유하는 형태다. 취미생활을 적극 권장하기 때문에 실내외로는 암벽타기와 각종 구기스포츠를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고 음악 연습실과 도서관도 제공된다. 또 교도관들은 수감자를 교화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학생’이라 칭하고 있다.
스페인에는 우리나라 영화 ‘7번방의 선물’처럼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교도소도 있다.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부부 범죄자가 3세 미만의 자녀를 둔 경우에 합법적으로 함께 생활이 가능하다. 가족형 교도소답게 감방 벽에는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있고 놀이방과 간호실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외출 허가를 받으면 아이와 함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교도소들은 열악한 환경이 수감자의 교정(矯正)과 교화(敎化)를 방해한다는 주장에서 생겼다. 모든 인간이 가진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 아래 범죄자들의 갱생을 도와 재범을 막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수감자 인권을 가장 존중하는 나라로 평가 받는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재범률을 보이는 나라다. 유럽 전체의 재범률은 70%이지만, 노르웨이는 20% 수준이다. 스페인 정부도 가족과 함께 생활했던 수감자들의 재범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처럼 부자들을 위한 호화 교도소나 돈을 내면 특실을 내주는 방식의 교도소도 있다. 중국에서는 정부도 관여하지 못하는 거물급 인사들을 위한 비밀 교도소가 있다. 지난 2015년 중국의 반부패 척결운동으로 유명 정치인과 부자들이 줄줄이 감옥에 갔고 이 때 '친청 교도소'의 존재가 드러났다. 감방 내부는 호텔 스위트 룸을 연상시키는 대형 침실과 발코니를 갖추고 있다. 특급 호텔 주방장 출신이 매일 고급 요리를 제공하고 수감자들은 죄수복 대신 사복을 입고 생활한다. 대표적인 수감자는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궈보슝 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시립교도소도 마찬가지다. 수감자들은 하루 75~127달러(8~14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하면 깨끗하고 조용한 방을 제공받을 수 있다. 방마다 2층 침대가 놓여있고 책과 휴대전화, 노트북 등의 반입도 허용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이 특혜를 주는 방식은 수감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행위라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교도소로 알려진 곳은 지난 2010년 문을 연 ‘천안 외국인 전용 교도소’다. 정부는 당시 외국인 체류자 수 증가로 인한 외국인 범죄자 증가로 외국인 전용 교도소를 만든 것이다. 한식은 물론 양식과 이슬람 식단까지 준비돼 있고 한글과 전통문화 수업도 제공된다. 시청각실에서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영상통화가 가능한 공중전화도 있다. 이처럼 호화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탓에 일반 교도소에서 지내는 내국인들을 역차별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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