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수정 내비친 강경화..日과 외교 비화 가능성

김종화 2017. 12. 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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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일본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브리핑에서 "정부는 태스크포스(위안부 합의 검토 TF) 검토 결과를 감안하고 피해자와 단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 소통을 통해 정부 입장을 정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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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신 브리핑서 "피해자·단체와 소통 통해 정부 입장 정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日선 싸늘한 반응…TF보고서 내용 따라 내년 2월 평창올림픽 아베 참가 여부 결정할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일본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브리핑에서 "정부는 태스크포스(위안부 합의 검토 TF) 검토 결과를 감안하고 피해자와 단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 소통을 통해 정부 입장을 정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결과적으로는 내일(27일) 발표가 되겠지만 그 부분(소통)에 있어서 상당히 부족했다고 하는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등과의 소통을 거쳐 합의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27일 발표 예정인 보고서에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피해자 중심주의에 어긋난 합의와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도한 밀실합의, 합의해서는 안 될 주권적 결정을 일본에 넘겨 '불가역적'이라는 문구를 넣은 점 등이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합의에 대해 수정을 요구할 경우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준수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기대할 수 없을 것"고 우려했다.

일본의 반응은 싸늘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TF 보고서 내용에 따라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식통은 "아베 총리의 측근들이 협의 결과에 따라서 불참을 언제 선언할지 시간을 재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외교가에서는 위안부 합의 TF의 진행 상황을 놓고 아베 총리의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카드로 내세워 한국 정부를 최대한 압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TF와 관련해 한일간의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져 왔다는 뜻이다.

지난 19일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강 장관도 방일과 관련해 이 같은 우려를 무마한 바 있다. 그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는 다자간 회의에서 약식으로 회담을 한 적은 있으나 제대로 된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핵문제 및 한일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의 최종 방침은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평창 방문을 고려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일단 보류하는 모양새다.

외교적 파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 두 정상이 지난 7월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셔틀외교 복원 등 관계 정상화는 어려워진다.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3자 간 안보협력 강화도 삐걱거릴 가능성이 높다.

학계 전문가는 "지난 대선에서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최소한 수정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국내외의 파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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