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악 분쟁지는 우크라.. 美 "정부군에 중화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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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춥고 적막한 겨울 오후였다.
성탄 연휴에 지구촌이 축제 분위기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정부군이 대립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내전이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23일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향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공언했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건 군사적 해결을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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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춥고 적막한 겨울 오후였다. 3000여명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시골도시 노볼루하스케에서 라리사 코토바(54)는 가족과 함께할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창밖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터지고 집이 통째로 흔들렸다. 창문이 깨져나갈 만큼 강력한 충격에 코토바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잠잠해진 뒤 바깥을 보니 축사와 차고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일명 ‘그라드(B-21) 로켓’ 수십 발이 마을의 가옥과 학교, 유치원 등을 무차별 폭격한 결과였다. 6세 소녀를 비롯해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리고 집을 잃은 주민들은 갈 곳 없이 헤매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불과 1주일 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벌어진 일이다.
성탄 연휴에 지구촌이 축제 분위기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정부군이 대립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내전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올해 이 지역 정전협약 위반 사례만 40만회에 이른다고 밝혔다. 민간인을 뺀 군 사상자만도 올해 11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폭격 역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 지원을 받는 반군이 서로 상대의 소행이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군사지원을 공언하자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새해 들어 상황이 악화할 기세다.
미국은 23일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향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 단순 군장비와 군사훈련을 보조하던 데서 나아가 각종 중화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국방력을 향상시키고 주권을 지키면서 더 이상의 침략을 저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대전차 미사일 등을 포함한 총 4700만 달러(508억원)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수출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리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다음날인 24일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새로운 피바다로 이끌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기는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어낼 것이며 우리는 이를 모른 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평화협정을 원치 않는 듯 던바스(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매일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내전에 군사 개입해 반군을 지원했다고 보지만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커트 볼커 미 우크라이나 특별대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내전이 교착상태라고 보지만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며 “올해는 내전 발발 이래 최악의 해였다”고 말했다.
향후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실행에 옮기면 우크라이나 내전은 더 악화될 확률이 높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건 군사적 해결을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했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박사는 “(미국의 조치는) 중요한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여기서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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