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 선정 2017년 올해의 앱..콰이·푸디(카메라 앱)로 사진 찍고 캐시워크(리워드 앱)로 앱테크

올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서 모바일 앱이 차지한 비중이다(시장조사업체 앱애니 자료). 10명 중 2명 이상은 하루 4시간 이상 앱을 사용한다. 또 웹(브라우저)보다 앱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균 7배, 접근 빈도는 13배 이상 더 많았다.
특히 한국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90%를 모바일 앱에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앱 사용 시간 점유율도 20~40대 모두 90%가 넘어 전 연령층에서 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VR,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쏟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모바일 앱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민경환 구글 한국안드로이드앱·게임비즈니스 총괄은 “한국은 구글플레이에서 개발자 수 기준 전 세계 톱5에 드는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말한다.
2017년에 국내 ‘엄지족(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사랑받은 ‘올해의 앱’은 무엇일까. 매경이코노미는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의뢰해 지난해와 올해 월간이용자수(MAU)가 가장 많았던 앱 상위 300개를 비교 분석했다.
우선 상위 30위 앱은 순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삼성페이와 구글지도가 지난해 39위, 31위에서 16위, 29위로 신규 진입했을 뿐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국민 앱’ 1~4위는 카카오톡, 구글플레이스토어, 네이버, 유튜브로 지난해와 같다. 이들은 지난해보다 MAU가 6~18%씩 모두 증가했다.
5위는 지난해 카카오스토리에서 구글(검색)로 바뀌었다. 구글은 MAU가 1891만명으로 네이버(2737만명)의 70%에 달하고, MAU 성장률도 20%로 상위 5위권 중 가장 높았다. PC에선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구글을 압도하지만, 모바일에선 안드로이드 OS에 기본 탑재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더빙 앱 ‘콰이’ 2849위→192위 껑충
‘행방(여행방송)’의 인기는 여행 관련 앱의 광범위한 약진으로 이어졌다. 숙박, 교통, 지도 관련 앱들의 사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여기어때’(280위→219위), ‘야놀자’(387위→224위), ‘시외버스모바일’(736위→241위), ‘스카이스캐너’(343위→258위), ‘고속버스모바일’(211위→168위), ‘카카오내비’(81위→54위), ‘SRT-수서고속철도(신규 진입)’, ‘코레일톡+’(신규 진입) 등이 사랑을 받았다.
해외여행객 급증은 외국어 통번역 앱 순위를 끌어올렸다. ‘파파고(Papago)’(745위→131위), ‘구글번역’(125위→105위) 등이 자주 사용됐다. 특히 파파고는 랭키닷컴 패널들의 사용 건수가 지난해보다 8배 이상 급증했다. 구글지도가 30위권 내 신규 진입한 것도 해외에서 길 찾기에 유용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행 가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 했던가. 셀피족들의 필수품인 ‘사진·카메라’ 앱은 300위권 내에 15개나 포함된 가운데, 분야별로 특화된 앱들이 특히 사랑을 받았다. 셀카 동영상에 유명 대사를 더빙하는 앱 ‘콰이(Kwai)’, 음식 사진을 먹음직스럽게 보정해주는 ‘푸디(Foodie)’, 동영상 카메라 앱 ‘스노우(SNOW)’가 대표적이다.
특히 콰이는 지난해 2849위에서 올해 192위로 무려 2657계단 상승하며 300위권 내 앱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MAU도 같은 기간 1만3000명에서 91만명으로 70배나 급증, 국내 구글 무료 앱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콰이는 동명의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앱이다. 모바일 게임에 이어 사진·카메라 앱도 중국산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포토에디터’(18위), ‘구글포토’(44위), ‘B612’(96위) 등 사진 보정·관리 앱도 지난해보다 순위가 7~47계단 오르며 ‘셀기꾼(셀프 사진이 실물보다 사기 수준으로 좋은 사람)’ 트렌드를 이어갔다.
▶금융·리워드 앱
▷카카오뱅크·캐시워크 신규 진입 ‘돌풍’
이제는 은행과 지갑이 스마트폰 안에 쏙 들어온 듯하다. 금융 관련 앱이 300위권 내에 대거 신규 진입했다.
올해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가 대표적이다. 7월 말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도 293만여명의 월간 사용자를 확보, 단번에 전체 순위 72위를 꿰찼다. 모바일 지갑과 간편결제, 송금 관련 앱도 인기를 끌었다. 삼성페이(16위)를 필두로 ‘시럽월렛’(32위), ‘페이코’(132위), ‘토스’(134위)가 상위권을 차지했고, NH모바일카드 ‘올원페이’도 300위권 내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광고를 보고 용돈을 버는 ‘리워드 앱’은 세대 교체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그간 리워드 앱은 광고가 뜨는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밀어서 해제하거나 설문조사에 응하고 적립금을 받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올 초 등장한 ‘캐시워크’는 앱테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일상에서 걷기만 해도 적립금이 쌓이는 이른바 만보기 리워드 앱이다. 100걸음마다 1캐시가 생긴다. 건강관리도 하고 용돈도 버니 사용자가 급증했다. 186만명의 MAU를 기록하며 단번에 113위로 신규 진입했다. 반면 기존 리워드 앱인 ‘캐시슬라이드’(64위)와 ‘허니스크린’(288위)은 지난해보다 순위가 11계단, 33계단 하락했다.
▶생활정보 등 기타
▷미세먼지 정보·AI·인디 앱 ‘눈길’
날씨 부문에선 미세먼지 정보 앱 ‘미세미세’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905위에서 780계단이나 뛰어올라 12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00위권 내 유일 날씨 정보 앱이었던 ‘원기날씨’(130위)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위 300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4차 산업혁명 열풍을 타고 주목받는 AI 관련 앱들도 있다. ‘구글알로’와 ‘플런티(Fluenty)’는 사용자의 대화 스타일을 학습해 문자를 입력하지 않고도 수신된 메시지에 맞게 텍스트와 사진에 대한 답장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메시지 앱’이다. 구글알로는 현재까지 100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앱에 그림을 그리면 AI가 사용자의 그림을 분석한 후 작가의 작품처럼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오토드로우(AutoDraw)’, 사용자가 흥얼거린 음성을 인식해 최적의 음높이와 박자, 음길이 등 다양한 반주를 만들어주는 ‘험온(HumOn)’도 차세대 앱으로 각광받는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앱 대결도 볼만하다. 네이버는 300위권 내 21개, 카카오는 18개 앱을 진입시켰다. 그러나 이 중 지난해보다 순위가 상승한 앱은 네이버 3개, 카카오 7개였다. 순위가 하락한 앱도 네이버 14개, 카카오 7개로 카카오의 판정승이었다.
한편 앱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팀이 만든 ‘인디 앱’도 새롭게 주목받는 분위기다. 글로벌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한 게임 앱 ‘레든(REDDEN)’은 개발자 단 2명이 만들었다. ‘왓챠플레이’ ‘알람몬’ ‘로그라이프’ 등도 소규모 개발사가 만들어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 사례다. 민경환 총괄은 “국내 대형 개발사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 개발사가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7호 (2017.12.13~12.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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