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엎친데, 이영학 덮쳐..싸늘한 눈길 받는 모금함
"벌써 지난해보다 15~20% 기부 줄어"
대기업 "기부 과정서 검토 까다롭게"
━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 5일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올 연말 기부와 모금 활동의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상흔이 시민들의 기부에 대한 관심에 찬물을 끼얹은 데 이어 기부단체 ‘새희망씨앗’의 100억 원대 기부금 비리 사건이 터졌다. 이 단체 윤모(54) 회장과 김모(37·여) 대표는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돕는다며 약 4년간 5만여 명으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12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의 회장 윤모(54)씨 등은 기부금 명목으로 모은 돈을 요트 파티나 골프 여행 등 호화로운 생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YTN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2/07/joongang/20171207000155270xgaj.jpg)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나눔실태 2015’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0%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34.5%, 2015년 29.8%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캐나다는 기부 참여율이 82%(2013년), 영국은 67%(2015년)로 한국보다 2.3~2.8배 높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연말 캠페인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일련의 사건에 의한 유의미한 동향은 아직 찾기는 어렵지만,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온정의 손길이 줄어드는 게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매년 연탄을 후원받아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연탄은행의 허기복 대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0% 정도 기부가 줄었다. 가장 큰 요인은 더딘 경기 회복이겠지만, 이영학 사건 등으로 다소 냉랭해진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정책보고서 ‘나눔실태 및 인식현황(2016)’에 따르면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단체·기관의 정보공개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5%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4.3%였다.
‘한국의 기부단체·기관이 정보공개를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72.5%가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17.1%였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에는 공공이익을 추구한다는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일부 조직의 부패나 기금 유용으로 불신이 많이 쌓인 상태다”고 분석했다.
![국정 농단 사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대기업들의 기부 문화도 위축됐다.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 출석한 대기업 총수들.[중앙포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2/07/joongang/20171207000155639skzh.jpg)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특정 단체나 스포츠 행사 등에 기부·후원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타당성을 따져본다”고 말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도 “최대한 공신력 있는 기부단체를 선정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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