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9000만원 터진 집' 현수막 .. 가족 동반 여행 꺼려지네
전당포·모텔·성매매업소 즐비
복합관광도시 라스베이거스와 대비
카지노 비중 낮추고 공연·쇼핑 투자
산악형 복합 레저도시 변신 바람직
━ 도숙자(賭宿者) 리포트 <하>
■ < 글 싣는 순서 >
「 <상> 엘리트 무용수 출신 사업가의 몰락 <중> 죽어서야 떠나는 사람들 <하> 한탕 도시를 관광 명소로 」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번화가’인 사북오거리 주변. 숙박 업소와 전당포, 안마방이 뒤섞여 있다. 이 지역에서는 카지노가 문을 닫는 오전 6~10시 사이에 영업이 활발하다. [한영익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2/01/joongang/20171201010244959urqf.jpg)
지난 6일 오전 7시 강원도 정선군 사북오거리 주변에서 겪은 일이다. 고개를 들자 ‘잭팟 명소! 1억9000만원 터진 집’이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사우나 홍보용이었다. 모텔 영업을 하는 한 중년 남성은 마주치는 사람에게 명함을 내밀며 “행운의 모텔!”이라고 외쳤다.
정선군 사북읍의 경제는 강원랜드 시간표를 따라 움직였다. 가장 활기를 띠는 시간은 카지노가 폐장하는 오전 6시부터 개장하는 오전 10시까지다. 카지노에서 밤을 새운 이들의 휴식시간이다. 다른 일반 지역과 달리 이곳에서는 아침에 모텔과 안마방으로 손님이 몰린다.
안마방·모텔만큼이나 자주 눈에 띄는 건 전당포다. ‘귀금속’ ‘차량 대출’ ‘카드 대출’ ‘콤프·소액’ 등의 문구를 내걸고 있다. 2박3일간 돌아본 사북읍 일대는 전당포·모텔·성매매 업소가 뒤섞여 있는, 가족 동반 여행에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었다.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의 경제를 살린다는 목적으로 1998년에 문을 열었다. 설립 근거는 1995년에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2004년에는 강원랜드가 ‘가족 중심형 사계절 종합 리조트’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변화는 없었다.
앙기엥레뱅, 카지노 수입 15% 문화·예술 투자

![카지노가 있는 관광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앙포토]](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2/01/joongang/20171201010245592pcfj.jpg)
![프랑스 앙기엥레뱅. [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2/01/joongang/20171201010245788beag.jpg)
강원랜드 관계자는 30일 “카지노의 비중을 낮추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쇼핑 시설에 투자한 라스베이거스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산악형 복합 리조트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매력적인 문화 콘텐트 개발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산악힐링형 숲체험 공원이나 운탄고도 트레킹 코스 등 다양한 레저 공간을 조성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선군 등을 지역구로 삼아 국회의원을 지낸 이광재(여시재 상근부원장) 전 강원도지사는 “민간의 ‘프로’들을 투입해 제대로 된 투자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태백·영월·삼척 지역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랜드, 도박 중독 치유 더 지원해야
강원랜드는 수익의 일부(지난해엔 약 1600억원)를 폐광 지역 개발기금으로 내놓는다. 이 돈은 정선·태백·삼척·영월·보령·화순·문경 등 7개 지역으로 분산된다. 이태희 공추위 위원장은 “개발기금은 장기적 개발 계획 없이 각 지역의 시설 사업에 선심성 예산처럼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한 불을 끄려면 우선 ‘도숙자’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장은 도박 중독 예방 대책을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흡연은 정부가 목표 흡연율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대안도 내놓지만 도박은 그런 게 전혀 없다. 목표도 없이 보여주기식 대응만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는 자체적으로 중독관리센터(KLACC)를 운영한다. 지난달에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중독 예방 상담 및 교육 건수’ 등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강원랜드가 도박 중독 예방·치유를 위해 쓰는 돈은 전체 매출액의 0.5%(85억3300만원) 수준이다. 호주·캐나다 등은 사행업체에 매출액의 2%를 중독 예방·치유에 쓰도록 강제한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주력이 게임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공부문 평가에서 강원랜드에는 다른 공기업들과 달리 ‘건전화 평가’ 항목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김준영·하준호 기자 hanyi@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탄'은 육식계? 초식계? K팝 아이돌 인기 비결
- 文-트럼프 이틀연속 통화 "北 핵탄두 소형화 불분명"
- "여보, 아버님 댁에 함석지붕.." 미얀마서 대박난 광고
- "틸러슨 경질 검토..폼페오CIA국장 교체 구상"
- 文 지지자에 쓴소리했다 적폐로 몰린 안희정
- 北 해상 차단은 사실상 군사옵션..'쿠바식 봉쇄'론도 나와
- "백악관, 틸러슨 경질 검토..폼페오CIA국장 교체 구상"
- "고령화 한국의 노인 차별, 토인비도 깜짝 놀랄 일"
- 한·미 항공훈련 240대 출동.. 北 겁내는 B-2 투입도 검토
- "원세훈 부인 항의에..MB '마음 굳건히 가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