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불가사의 피라미드 속엔 4500년 숨겨진 '비밀의 공간'

김성탁 2017. 11.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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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방, 왕비의 방, 왕의 방 잇는 복도인 대회랑 위쪽
길이 30m 규모 빈공간 존재 다국적 연구팀이 발견
용도는 미지수, 일부 과학자 "지붕 좁은 대회랑 보호용"
뮤온, 우주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대기와 출동해 발생
빛처럼 투과 빨라 피라미드 등 대형 구조물 탐사에 적합
바위 광물에 흡수되는 등 물질과 반응하는 정도 달라
X레이처럼 촬영하면 빈 공간엔 뮤온 입자 다량 검출
프랑스 연구진 "3cm 구멍 뚫어 나는 로봇 들여보낼 것"
대피라미드 내부 구조에서 빈 공간을 찾아낸 다국적 연구팀 [스캔피라미드팀]
━ 이집트 대피라미드서 4500년 만에 비밀의 공간 발견…우주서 날아온 뮤온 활용
이집트 기자지구에 있는 가장 큰 피라미드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공간'이 4500년 만에 확인됐다. 피라미드를 훼손하지 않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소립자인 ‘뮤온’을 이용한 촬영법을 통해서다. 일본 나고야대, 프랑스 파리-카를레대, 이집트 카이로대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 ‘스캔 피라미드 미션'(Scan Pyramids Mission)팀은 “쿠푸(Khufu)왕의 대피라미드에서 길이가 30m 이상이고 높이가 수 미터에 달하는 빈 공간을 찾았다”고 2일 과학저널 네이처를 통해 밝혔다.
대회랑 내부 피라미드의 구조 [스캔피라미드팀]
이 피라미드는 약 4500여 년 전인 기원전 2509~2483년 이집트를 지배한 파라오 쿠푸 시절 건설됐다. 높이 139m, 너비 230m로 지구 상에 남아있는 피라미드 중 가장 크다. 하지만 이 거대한 피라미드가 어떻게 지어졌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과학자들은 1990~2010년 로봇으로 피라미드를 탐사해 피라미드 내부에서 지하방과 왕비의 방, 왕의 방 등 방 3개를 발견했다. 이들 방은 복도 형태의 회랑으로 연결돼 있다. 이중 가장 큰 대회랑은 높이가 8.6m, 가로 길이 46.7m, 세로 길이 2.1~1m 규모다. 왕과 왕비의 방에는 외부와 연결된 통풍 굴이 나 있다.
이집트 대피라미드 내부 구조도. 가운데 오른쪽에 새로 발결된 빈 공간이 보인다. [스캔피라미드팀]
이번 연구팀은 마치 신체에 X레이 사진을 찍듯 뮤온을 이용해 피라미드 내부를 촬영하는 방법을 썼다. 우주를 구성하는 작은 입자 중 하나인 뮤온은 우주에서 지구로 쏟아져 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cosmic rays)이 대기와 충돌할 때 발생한다. 전자보다 질량이 200배가량 무겁고, 수명은 2.2마이크로초밖에 안 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사람의 몸에 해가 되지 않는다.
뮤온은 X선보다 투과력이 매우 뛰어나 피라미드 같은 거대한 물체의 내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BBC는 뮤온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고 물질과 반응하는 정도가 매우 약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부 입자는 바위의 광물 원자에 흡수된다. 투과하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 입자 수와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피라미드 안에 빈 공간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뮤온의 입자 수가 많이 검출되게 된다. 연구진이 종류가 다른 뮤온 검출기 3개를 피라미드에 두고 자료를 조사한 결과 대회랑 바로 위에서 이 통로와 유사한 빈 공간이 발견된 것이다. 쿠푸 대피라미드의 북측에선 이미 작은 빈 공간이 확인된 적이 있다.
피라미드 탐사에는 뮤온 측정법이 사용됐다. [스캔피라미드팀]
뮤온 검출법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의 내부 상태를 알아볼 때도 사용됐다. 이번 피라미드 탐사는 현대 입자물리학이 고대 유적의 구조를 밝히는 데 기여한 사례로서, 향후 지구 내부에 대한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견된 빈 공간의 용도가 무엇일지도 관심을 끈다. 미국 고고학자 마크 레너는 “피라미드를 지으면서 대회랑의 매우 좁은 지붕을 피라미드 상부의 무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빈 공간을 뒀을 수 있다"고 BBC에 말했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그런 목적이라고 보기엔 공간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로썬 이 공간에 귀중한 물건들이 들어있는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태다.
대피라미의 대회랑의 모습 [스캔피라미드팀]
뮤온 촬영에 이어 프랑스 국립 컴퓨터공학연구소팀은 이 빈 공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방법은 강구 중이다. 이집트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름이 3cm에 불과한 작은 구멍을 이번에 발견된 공간까지 뚫고 매우 작은 로봇을 넣을 생각"이라며 “기본적으로 날아다니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과거에도 과학자들은 1990~2010년 로봇으로 피라미드를 탐사해 3개의 방을 찾아냈었다. 1986년 한 연구팀이 피라미드에 숨겨진 또 다른 방이 있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자 왕비의 방에 구멍 세 개를 뚫어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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