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구워 먹고 오징어처럼 찢어먹는 치즈?
[오마이뉴스 조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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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워먹고 찢어서 먹고 늘려서 먹는 참 별난 마의 임실치즈다. |
| ⓒ 조찬현 |
불에 구워낸 치즈가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다니 놀랍다. 피자를 먹으면서 맛봤던 늘려 먹는 모짜렐라 치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오징어와 같이 손으로 쭉쭉 찢어먹는(스트링 치즈) 별난 치즈도 있다. 오징어와 섞어놓으면 쉬 구분이 안 간다. 찢어먹는 치즈를 오징어와 함께 무심히 먹다 보면 "이거 오징어야, 치즈야!" 그 맛의 구별이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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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플목장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치즈와 요구르트다. |
| ⓒ 조찬현 |
번철에 구워내 나무막대에 끼워주는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는 이 치즈는 정말 맛있다. 이 구워 먹는 할루미치즈는 그리스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임실치즈농협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한 이 치즈는 구우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도드라진다. 진짜 만족도가 높다. 먹고 돌아서면 다시 생각날 정도다. 깎뚝 썰어서 김치찌개나 된장국 미역국 등에 넣어 먹으면 별미다.
요구르트의 맛도 은근 끌림이 강하다. 지인은 플레인 요구르트는 "먹을수록 당기는 참맛이다"라며 그 맛에 정말 반했다고 한다.
임실 치즈는 1964년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가난한 농부들을 돕기 위해 산양 두 마리를 길러 치즈를 만든 것이 시초가 되었다. 그는 벨기에 부모님으로부터 2,000달러를 받아 1967년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세웠다. 임실 치즈는 이제 명실상부한 임실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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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임실 치즈마을에 있는 이플 목장 전경이다 |
| ⓒ 조찬현 |
송 대표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아내는 유가공 공장을 맡고, 큰아들은 목장 일을 도맡아 한다. 딸은 위생담당이다. 막내아들은 영업을 곧잘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온 가족이 언제나 함께한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에도 그는 결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1년부터 유가공에 대한 관심으로 착실한 준비를 해 2007년에서야 비로소 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요구르트도 만들고 있다. 현재 임실지역의 치즈 가공공장은 14곳이나 된다.
이플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찢어먹는 치즈를 포함 치즈류가 5종류다. 요구르트는 플레인 요구르트와 복분자 요구르트 등 4종류다. 송 대표를 비롯해 12명이 함께하는 이곳 농장은 월매출 1억 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비숙성 건식 치즈인 찢어먹는 치즈도 개발했다. 오징어처럼 손으로 쭉쭉 찢어먹는 치즈는 실처럼 가늘게 찢어지는 게 특징이다. 14시간을 건조해 만든다. 습식 치즈와 달리 건식 치즈는 맛도 그만인데다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찢어먹는 건식 치즈가 우리 농장 대표 치즈예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최초로 만들었죠. 치즈를 말려 파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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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즈 숙성실에서 고다치즈에 대해 송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
| ⓒ 조찬현 |
"치즈를 맛있게 먹으려면 먼저 냄새를 음미해야 합니다. 그래야 뇌가 인식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지요. 늘려 먹는 치즈는 치즈 비빔밥이나 부침개에 넣어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국수에 찢어먹는 치즈를 넣으면 치즈 국수가 되지요. 치즈는 모든 음식에 다 잘 어울려요."
치즈 숙성실이다. 10kg 남짓한 큼지막한 고다치즈가 시선을 붙든다. 2007년 이곳에서 처음 만든 고다치즈는 이플의 역사다. 그는 이 치즈를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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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플목장 치즈 숙성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있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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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이곳에서 처음 만든 비닐에 담긴 고다치즈는 이플의 역사다. |
| ⓒ 조찬현 |
"우리 목장에서 가장 큰 게 고다치즈예요. 치즈 크기가 다양해요. 고다치즈는 3개월만 숙성시키면 먹을 수 있어요. 치즈 숙성과정에서 독이 생겨요. 독을 먹으면 큰일 나거든요."
숙성 치즈는 시간과 열정의 산물이다. 곰팡이와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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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플목장의 복분자 요구르트다. 진하고 맛있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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