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비난과 처벌 피할 생각 없다"

이가영 2017. 10. 1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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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언 변호사. 곽 변호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유명하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남편인 곽상언 변호사가 자유한국당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 고발과 관련해 "비난과 처벌을 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그러나 사실이 아닐 경우 이를 이용한 세력에게 상응하는 비난과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16일 곽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가 적폐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 고발 사건을 접하며'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012년 아내가 수사대상이 되었고 처벌을 받았다"며 "그 당시 나는 내 아내를 변호했다. 나는 애처로운 아내를 내버려 둘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없어 직접 변호하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정연씨는 지난 2007년 9월 미국 뉴저지 포트 임페리얼의 아파트를 구입한 뒤 2008년 말 중도금 명목인 미화 100만 달러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 송금한 혐의로 2012년 8월 불구속기소 됐다. 이듬해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동식 판사는 정연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두 달 후 곽 변호사가 항소취하서를 제출하면서 정연씨의 형이 확정됐다.

곽 변호사는 "그 과정에서 아내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혹시라도 가슴 아픈 사람의 고통을 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직 수사기록만을 가지고 재판에 임했고,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 수많은 밤을 새워 재판을 준비했고 사건은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수사기록을 보면서도 내 아내가 처벌을 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자신이 미국에 집을 불법적으로 매입했다는 오명을 쓰게 되었고 심지어 자신으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시게 됐다는 비난을 받아 억울했지만 해결방법이 없어 그대로 비난을 받았다고도 했다.

곽 변호사는 "누구든 잘못하면 처벌 받으면 된다"며 "만일 나 또한 잘못을 저질렀고, 그래서 소위 '적폐'에 포함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비난과 처벌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적었다.

자유한국당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발생한 각종 의혹 사건을 '원조 적폐'로 규정한 것을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적폐 청산을 하기 바란다. 최소한, 현재 드러난 적폐와 함께 청산하기 바란다"며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사실에 상응하는 비난과 처벌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타인의 삶을 도구로 이용한 세력에게 그에 상응하는 비난과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태 의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락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씨, 딸 정연씨, 조카사위 연철호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적폐를 덮기 위한 졸렬한 물타기이자 막가파식 정쟁 몰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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