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으로 '언행일치' 실천한 프랑스 철학자

구성찬 기자 2017. 7. 26. 17: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당신이 (숭고한 가치를 위해) 위험마저 무릅쓰기 원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목숨까지도 위험에 내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53)이 지난 2011년 스위스의 유럽대학원(EGS)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위험까지 감수하는 태도를 설파해 온 이 철학자가 실제로 물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하려다 숨졌다고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이 25(현지시간)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프랑스의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Anne Dufourmantelle) [트위터]


“당신이 (숭고한 가치를 위해) 위험마저 무릅쓰기 원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목숨까지도 위험에 내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53)이 지난 2011년 스위스의 유럽대학원(EGS)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위험까지 감수하는 태도를 설파해 온 이 철학자가 실제로 물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하려다 숨졌다고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이 25(현지시간) 전했다.

안 뒤푸르망텔은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한 각광받는 프랑스 차세대 철학자였다. [트위터]


뒤푸르망텔은 지난 21일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 팡펠론 해변에서 수영을 하던 어린이 2명이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파도에 휩쓸린 것을 보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던 그는 결국 거센 물살에 휩쓸렸고, 뭍으로 옮겨진 뒤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이미 심장이 멎은 뒤였다. 어린이 2명은 긴급 출동한 구조대원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당시 해변은 풍랑을 나타내는 깃발이 주황색(주의)에서 빨간색(위험)으로 바뀔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프랑스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 뒤푸르망텔 [트위터]


그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동료 지식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깊은 애도를 표명했다. 프랑수아즈 니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그는 우리가 (제대로) 살아가도록 도왔고, 지금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유명을 달리한 철학자를 기렸다.

‘언행일치’와 ‘살신성인’의 삶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뒤푸르망텔은 정신분석학자 겸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하며 폭넓은 팬과 독자층을 확보한 차세대 철학자였다. 파리 소르본대와 미국 브라운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는 많은 강연과 글을 통해 일상에서 소중한 가치를 위해 위험과 위협에 맞서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뒤푸르망텔은 본인이 외부 필진으로 있던 리베라시옹과의 2015년 인터뷰에서 증가하는 유럽 내 테러리즘에 대해 “위험 없는 사회와 같은 완벽한 안전에 대한 구상은 환상일 뿐”이라며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을 포함하는 것”이라는 고유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프랑스 학술원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이기도 했던 뒤푸르망텔은 2011년 발간한 ‘위험의 찬미'를 비롯해 30여권의 저서와 공저를 남겼다. 동료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와의 대담집 ‘환대에 대하여’는 한국말로도 번역·출간됐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