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라이프 레슨] 코 눌린 개 퍼그·프렌치불독·보스턴테리어

2017. 7. 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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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대로 견종은 인위적 기획과 강제 임신에 의해 개발되고 정착되었다. 특히 특별한 품종과 종명을 갖고 있는 종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래서 차라리 족보 없는 똥개가 국제 인증서를 갖고 있는 순종보다 더 개답고 행복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기획된 견종 중 단두종은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단두종 자체가 갖고 있는 생리적 문제 때문에 그 자신이 고통스럽게 살고 있으며, 따라서 자연 소멸되도록, 키우지 않는 게 그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언제는 조작해 만들더니 이제 멸종 얘기까지 내뱉는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갈까.

‘단두종’이란 말 그대로 머리가 납작한 견종을 말한다. 퍼그, 잉글리시불독, 프렌치불독, 보스턴테리어, 킹 찰스 스파니엘, 시츄, 페키니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겉으로 볼 땐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울 뿐이지만 신체 구조적 문제 때문에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여러가지 문제도 야기하는데 대략 호흡의 부자유로 통일될 수 있다. 콧구멍이 좁고 짧아 호흡이 가쁘고 입천장 연구개가 지나치게 길어 호흡을 방해한다. 목구멍 뒤에 있는 후두실주머니가 뒤집혀 있는 경우도 많아 이 또한 숨 쉬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펫닥터들의 주장이다. 호흡기 자체가 가늘거나 위태로워 평생을 할딱거리며 살기도 한다. 이런 증후군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아이도 있지만 모두 몸에 붙인채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몇 가지 태생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단두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두종의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는 프렌치불독은 얌전하고 느긋한 성격에 어지간한 일로는 짖지도 않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반려견으로 통한다. 원래 영국 노팅엄이 원산지인데 1800년대 중반, 영국 산업 혁명 이후 프랑스로 이주한 노동자들이 데려간 것을 계기로 프랑스산 불독의 번식도 시작되었다. 운동을 많이 하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견종이라 산책 부담은 사실 별로 없는 편이다. 호흡기와 관련된 부분과 비만 등 몇 가지만 보살피면 무난히 함께 살 수 있는 녀석이다.

고향이 중국인 퍼그는 16세기에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당시 귀족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견종이다. 커다란 눈과 장난기 어린 표정이 매력포인트이다. 퍼그는 기본적으로 평화주의자이다. 다른 개와 싸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사람 가족, 손님, 아이 등 주변의 모든 것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고집은 센 편이라 배변 훈련 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적절한 시점에 간식과 칭찬을 통해 교육을 마쳐야 오랜 세월 평화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다. 보스턴테리어는 도회적 느낌이 강해 독신 남성, 도시에 사는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견종이다. 단두종 특유의 무뚝뚝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잘 안기는 귀여운 녀석이기도 하다. 역시 잘 짖지 않아 실내에서 함께 살기에 최적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단두종 반려견과 사는 사람들은 세 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세 살 미만일 때 정기적으로 호흡기 등 건강 전반에 대한 검사를 받게 해주어야 한다. 호흡기로 인한 고통이 시작되는 시기가 세 살 무렵이라 그 전에 변화 추이를 유심히 살피며 필요한 조치를 해줘야 한다. 사람도 코가 막히면 숨쉬기가 어려워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단두종은 평생 답답한 상태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관리하면 그 고통을 대폭 줄여줄 수 있다. 둘째, 운동 강요 금지다. 단두종은 호흡기뿐 아니라 하체도 약한 편이라 비만에 걸리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조금만 먹이고 간식을 서너 번 소량 주는 것으로 조절해줘야 한다. 셋째, 잦은 목욕이다. 단두종의 특징 중 하나가 주름이다. 접힌 부분에는 습기가 차게 마련이고 그것이 피부병 등 질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욕은 필수이고 한 달에 한 번은 미용실에 데려가 정돈해줄 필요가 있다. 생명의 종으로 자리잡은 단두종은 개선을 통해 그 수명을 늘려줘야 할 대상이지 또 다시 인위적 조절을 통해 소멸시킬 장난감이 아니다.

[글과 사진 이누리(프리랜서, 펫냥맘)]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88호 (17.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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