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안에 0.5㎎의 물이 있다?..분해해서 본 스마트폰의 숨겨진 과학
충격 막기 위한 메탈 테두리..전파까진 막지 않도록 플라스틱 홈 배치
마이크 구멍엔 고어택스 소재 둘러 방수 기능 구현
130분.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다. 장편 영화를 몰입해 보는 것만큼이나 긴 시간을 매일 스마트폰 사용에 소비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발열부터 액정 파손, 배터리 불량까지 휴대전화 관련 불만 상담만 매달 2000여 건에 육박한다”며 “휴대전화는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이 접수되는 품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제조사 입장에선 오래 써도 뜨거워지지 않고,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으며, 물에 빠져도 이상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시급해졌다. 스마트폰은 고성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부터 메모리·그래픽 소자 등 섬세한 부품들이 손바닥만 한 공간에 오밀조밀 모여 완성되지만 정작 소비자 손에서는 ‘험하게’ 다뤄진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부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갖가지 과학적 원리와 기술들을 총동원한다. 본지는 1일 시판 중인 스마트폰을 직접 분해해 내부에 적용된 과학의 원리를 파헤쳤다. 분해 대상은 LG전자의 최신 폰 G6 모델로 정했다. LG G6는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규격(MIL-STD 810G)을 획득한 스마트폰으로 군사작전에 동원해도 무리가 없는 내구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G6 모델을 분해한 모습 [사진 LG전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6/02/joongang/20170602151350598cmcc.jpg)
발열과 함께 소비자가가 가장 많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 중 하나가 충격에 의한 파손 문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고유의 디자인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감수하고도 말랑말랑한 재질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어차피 소비자에게 말랑말랑한 소재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은품으로 줄 것이라면 왜 처음부터 스마트폰 외부를 고무·가죽 등 소재로 만들지 않은 걸까. 김형태 LG전자 수석연구원은 “고무나 플라스틱은 외부에서 받는 충격이 미약할 땐 이를 막아주기도 하지만 강한 충격이 들어왔을 때는 이를 막지 못하고 내부에 그대로 전달하는 성질이 있다”며 “자동차를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지 않고 강철로 만드는 것처럼 스마트폰 테두리도 메탈을 둘러 내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충격을 막고 도시적인 디자인 구현을 위해 두른 메탈 소재는 전파를 차단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음성통화가 잘 터지지 않는 것도 금속으로 된 엘리베이터 벽이 전파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럼 전파는 메탈 테두리를 뚫고 어떻게 스마트폰 내부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일까. 우헌식 LG전자 주임연구원은 “G6 제품에는 메탈 테두리 곳곳에 5개의 미세한 플라스틱 홈을 파놓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이 홈이 전파가 드나드는 통로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방수 기능에도 과학의 원리가 적용된다. 마이크나 스피커 구멍을 통해 소리는 드나드면서 물은 드나들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등산복에 적용되는 고어텍스 소재의 원리가 숨어 있다. 고어텍스는 물방울 입자는 차단하고 공기만 통과시키는 불소수지막(e-PTFE)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이크나 스피커 구멍을 이 재료로 막아 놨기 때문에 물은 차단하고 소리만 통과시켜 방수 기능을 수행한다. 스마트폰 내부를 뜯어보면 정밀한 반도체 부품이 집적된 메인보드에 비해 배터리가 차지하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에서 놀란다. 스마트폰 내부 공간의 절반 가까이가 배터리에 할애되는 셈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최근 스마트폰 기술 경쟁의 핵심이 AP·메모리 등 고성능 반도체보다 배터리 기술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 최형욱 IT 칼럼니스트는 “현재 스마트폰 AP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일정 수준만큼 올라와 있어 스마트폰마다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반면 고용량 배터리 기술은 반도체보다 기술 진화가 늦어 이를 고도화하는 것이 스마트폰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 탕! 탕! 탕!···멧돼지 7920마리 잡은 포획 장면보니
▶ [단독] 긴장해서? 강경화, 위안부할머니 방명록에···
▶ 동거녀 '콘크리트 암매장'한 30대···왜 최저 형량일까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