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해 "요즘 너무 다작? 그동안 많이 배고파 과식 중"
데뷔 27년차 연극·뮤지컬 실력파
한때 연기 접고 김밥집 하다 망해
"주연보다 새로운 캐릭터에 욕심"
![신스틸러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배우 김원해. 지난달 27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5/01/joongang/20170501010523702rsru.jpg)
정형화된 인물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성을 벗어난 캐릭터까지 어디에 앉혀놔도 마냥 어울리는 배우. 최근에야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켰지만 경력으로 보면 데뷔 27년 차다. 1991년 뮤지컬 ‘철부지들’로 데뷔한 이후 연극·뮤지컬·영화·드라마 등에 출연해왔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1인 2역을 한 배우 김원해.깡패 ‘김광복’.[사진 JTBC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5/01/joongang/20170501010523868pgkm.jpg)
![도봉순의 게이 상사 ‘오돌병’역을 맡아 많은 웃음을 줬다. [사진 JTBC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5/01/joongang/20170501010524035kiow.jpg)
그렇게 탄생한 명장면이 한 두컷이 아니다. ‘먹어떠’ 컷도 그 중 하나다. 부하들 앞에서 ‘똥술’ 마신 걸 들킨 깡패 두목 ‘백탁(임원희 분)’을 향해 앞니가 빠진 김광복이 “먹어떠 먹어떠(먹었어 먹었어)”를 외치는 장면이었다. “대본상으로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장면이었어요. 애드립 순간 스태프들이 ‘빵’ 터지더라구요. 다 그런 식이었어요.”

추 부장의 눈물 나는 대사들도 김원해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도 한때 여기 A4 용지처럼 스치면 손끝 베일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이 있었어’로 시작하는 명대사도 김원해의 애드립이었다.

김원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건 2014년 영화 ‘명량’부터였다. 그동안 고생이 심했다. 현재 다작(多作)을 하는 이유도 “지난 이십여년 간 배우로서 너무나 배고팠기 때문에 과식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특히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간 ‘난타’에 참여한 뒤 잠시 연기를 쉬기도 했다.
‘난타’ 10년을 김원해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했다. 돌아보니 돈, 명예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었다. 방황하다 일산에 김밥집을 차렸다. 그때 걸려온 전화 한 통이 김원해를 자극했다. “후배 윤정환 연출가가 술이 잔뜩 취해서 욕하더라구요. ‘김원해가 XX, 왜 XX, 김밥을 말고 있는데 XX, 김원해 배우 아니야?’ 하면서. 하. 북받쳐 오는데 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
김원해는 2007년 윤정환 연출가의 연극 ‘짬뽕’으로 무대에 다시 섰다.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이 이 ‘짬뽕’이다.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코미디극으로, 거의 매년 출연 중이다. “5.18 당시 저는 서울 미아리에 살았는데, 무장공비가 광주에 나타나서 제압하러 군인이 내려간 사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커보니 그게 아니었고, 스스로 부끄럽더라구요. 이 작품을 통해 속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감초 역할도 한두번이지 주연 욕심이 없느냐고 묻자 손사레를 쳤다. “에이, 무슨.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남는 게 꿈이에요. 마흔살 때 제가 그리던 쉰 살의 모습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 주연이니 상이니 그런 걸 바라면 주제 넘는 거죠.”
곰곰이 생각하던 그가 한마디 덧붙였다. “‘짬뽕’은 올해까지만 하고, 내년부터는 역사의 또 다른 빚인 세월호와 관련된 작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인기 상종가인 그는 두 작품을 마쳤지만 쉴 틈없이 활동이 이어진다. 11일부터 7월2일까지 연극 ‘짬뽕’에 출연한다. SBS 사전제작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7월에 방송되는 tvN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 그리고 영화 ‘흥부’에도 출연한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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