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4차 산업혁명 앞서려면 車산업 경쟁력 강화 시급

2017. 4.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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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가장 큰 영향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 중 대표적인 업종이 자동차 산업이다. 신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기반 기술인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은 자동차 산업 발전과 직결된다. 이미 원격제어장치가 활용되고 있고, 길 안내 중에 관광지와 식당 등 각종 정보가 제공되며, 운전자 없는 자율자동차도 상용 단계에 이르렀다. 머지않아 자동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각종 정보를 주고받으며 업무를 처리하고 영화 감상 등 문화생활을 영위할 뿐 아니라 이동 주거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단순 이동수단을 만드는 전통 제조업에서 각종 생활편의를 제공하는 종합서비스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의 성공적 변신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아쉽게도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국내 자동차 산업은 오히려 글로벌 위상이 하락하고 있다. 경쟁력 약화 등에 의한 수출 부진으로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다. 국내 자동차 수출은 2012년 317만대에서 2016년 262만대로 감소했다. 그 결과 생산량도 2011년 466만대를 정점으로 하락해서 2016년에는 423만대로 줄었다. 세계 자동차 생산순위는 2016년 기준으로 12년 만에 부동의 5위에서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돼 있다. 우선 국내 자동차업은 고비용·저생산성 구조에 갇혀 있다. 한국 자동차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급여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5개사 평균이 12%인데 일본 토요타는 8%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지능형 자동차로 발전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IT부품 경쟁력도 취약하다. 한국은 부동의 반도체 강국이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는 86%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형 자동차에 필요한 전기동력이나 자율주행자동차에 필요한 첨단기술부문 경쟁력도 선진국의 8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술 수준이 낮은데도 연구개발 투자는 크게 미흡하다. 연구개발 절대액이 한국 업체들은 일본·미국의 절반이나 3분의 1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국내 업체들은 2%대지만 선진국 업체들은 대부분 4%대 이상이다.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우상향 선회를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처방전 마련과 이의 적극적인 실현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고비용·저생산성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동차를 만들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지자체와 노사 간 협상에 의해 고임금·저생산성 구조를 탈피하려는 광주형 생산체제를 정착하는 것이 이를 위한 해법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일 역시 강화해야 할 과제다. 특히 미래형 자동차에 들어가는 물체인식센서 같은 핵심 첨단부품의 국산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IT뿐 아니라 금융 등 서비스업과의 융합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해외 선진 업체들과의 기술협력이나 인수합병(M&A)과 같은 글로벌 전략적 제휴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충전소와 같은 교통 인프라를 재구축하고 자율운전시대에 맞는 도로교통법규나 보험 등 각종 법제 개선 방안들도 미리미리 검토해나가야 한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4호 (2017.04.19~04.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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