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애들 성적 올려준다는 총명탕, 검증 안 된 재료 쓰면 되레 부작용
수면 돕고 두뇌 피로 풀어줘
학습증진효과 있다고 보긴 어려워
4월 말이면 고등학교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 준비기간인 셈이다. 특히 학교 공부에 수능 대비도 해야 하는 고3 수험생에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치기 쉬운 시기다. 이렇게 밤늦도록 공부에 열중하는 자녀가 안쓰러운 부모들은 수험생에게 힘이 될 만한 먹거리를 수소문하곤 한다.
요즘 학부모 사이에선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총명탕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송진호 강남팰리스한의원장은 “특히 자녀의 시험 기간을 앞두고 찾아와 총명탕에 대해 묻는 학부모가 많다. ‘성적을 올려주는 약’ ‘머리 좋아지는 약’으로 알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총명탕에 대한 처방은 『동의보감 내경편』에 실려 있다. ‘다망(多忘·건망증)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1000마디를 외울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 청나라 때 편찬된 의학서인 『의부전록』에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다망을 치료한다’고 적혀 있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총명탕의 재료는 백복령·원지·석창포 등 세 가지다. 모두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숙면을 돕는 기능이 있다고 한의학계는 설명한다. 이경진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는 “주된 효과는 마치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두뇌 활동 후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라며 “약이 아닌 식품으로 먹는 것도 가능하고 오랜 기간 먹어도 큰 부작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명탕의 효능이 과대포장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용혁 분당마음자리한의원장은 “『동의보감』은 건망증을 치료하는 13가지 처방 중 하나로 총명탕을 소개했다”며 “건망증 치료약일 뿐 정상인에게 학습증진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원장은 “총명탕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심장이 허약해 잘 놀라거나 불면·불안증·소화 장애를 개선하는 약효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즉 스트레스가 많고 운동이 부족한 수험생이 복용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소화가 촉진돼 컨디션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건강이 회복돼 학습 효율이 올라가는 것이지, 총명탕 때문에 머리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박태균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도 “총명탕은 심장을 튼튼하게 해 정서 불안과 과도한 긴장을 덜어주는 성분이 배합돼 있다. 학습 능력을 높여주는 게 아니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효과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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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건강 관리엔 약 대신 천연 식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박 교수는 “껍질째 먹는 과일, 현미처럼 덜 정제된 곡류, 콩과 견과류 등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정제된 쌀과 밀가루, 고기 위주의 식단은 두뇌 건강에 좋지 않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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