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직도 '재심' 한재영을 모르시나요

김연지 2017. 3.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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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연지]
배우 한재영은 떠오르는 신흥 신스틸러다.

한재영은 '재심'에서 악질 형사 백철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차진 사투리 연기와 특유의 걸음걸이, 소매를 걷어올리는 행동 등 디테일한 연기로 한재영 표 캐릭터를 완성했다. 한재영이 아니면 대체할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한재영은 단역부터 시작해 오로지 실력 하나로 비중과 역할을 키워왔다. 전작 '검사외전'과 '강남 1970' 등을 통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재심'으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정재와 여진구 주연의 영화 '대립군'을 통해 또 한 번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예정. 오는 6월 첫 방송되는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열연한다. 부산에서 중학교 때까지 살았고,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한재영. 전라도와 경상도 뿐만 아니라 충청도 등 모든 사투리를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배우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일명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극화한 영화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실제 사건에 대해서 알았지만, 연기할 땐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대본에 나와있는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익산에 무대인사를 갈 때 긴장이 되긴 하더라. 200만 돌파 감사 인사를 하러 가는 자리였는데, 괜히 긴장이 되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더라. 근데 그렇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

-'재심'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디테일한 특징을 살린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백철기 형사는 건달들을 컨트롤 해야 하는 비리 경찰이었는데, 뭔가 일 처리를 할 때도 그렇고 약간 깔끔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폭행을 할 때) 옷에 땀이나 이물질이 묻는 걸 싫어해서 소매를 접을 것 같은 이미지였다. 그래서 그런 특징을 살린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아쉬운 부분은. "사실 내가 출연한 작품과 내 연기를 잘 못 보겠다. VIP시사회 때 내 연기를 봤는데 나만 아는 아쉬운 부분이 보이더라. 감정이 60% 정도 밖에 안나온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내가 연기한 것과 다르게 나온 부분을 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러면서 또 배운 것 같다. 어떤 기교나 기술적인 표현을 통해 화면에 감정이 다 담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것을 또 한 번 배우고 느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내 연기는 많이 아쉽다."

-평소 친분이 있는 강하늘과 가장 많은 신을 찍었다. "하늘이랑 연기하는 신이 많아서 편했다. 하늘이랑은 나이 차이가 있는데도 잘 통한다. 오랜 시간 봤는데 참 한결같고, 착한 친구다. 하늘이랑은 현장에서 연기하기 전에 이건 이렇게 하자, 저건 저렇게 하자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굳이 길게 설명하고 얘기하지 않아도 죽이 척척 맞는다. 그래서 같이 연기를 해보면 편하다."

-강하늘을 두들겨 패는 장면은 너무 리얼하던데. "구두를 신고 발로 밟는 장면에선 구두 바닥에 스펀지를 붙였다. 뺨 때리고 그런 장면은 그래도 좀 아팠을거다. (웃음) 미리 사전에 합의를 했다. 하늘이도 실제로 맞아야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하는 척만 해선 장면이 잘 안 살 것 같았다. 근데 잘 때리고, 잘 맞으면 그렇게까지 안 아프다. (웃음)"

-때리는 장면에서 NG를 거의 안 났다고. "그런 장면은 한 번에 제대로 찍어야된다. 하늘이를 위해서라도 한 번에 찍어야했다."

-정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하늘이에 비해서 많은 분량을 같이 찍은건 아니었지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이는 내가 더 많지만, 영화 쪽 경험은 정우씨가 더 많아서 정우씨 얘기를 많이 참고했다. 주인공이고 극을 전체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촬영할 때 도움을 받았다."

-'재심' 개봉 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나. "영화 개봉 후 알아보는 분들은 예전보다 많아졌다. 그 전엔 존재감이 뭐 거의 없었다. 그래도 간혹 사인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대충 다르게 사인을 했다. 그동안 사인을 안 만들었는데 이젠 제대로 사인을 하나 만들어야할 것 같다."

-최근 예능 출연도 많이 했다. "예능이 참 어렵더라. 녹화 시간도 길고, 카메라도 많아서 적응이 안되고.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연기를 하면서 힘든시기는 언제였나. "작품을 하나씩 할 때마다 배우는 게 많다. 하지만 동시에 작품을 하나 할 때마다 무섭다. 그 만큼 책임감이 더 쌓이는 거니깐. 사실 연극을 하다가 영화로 넘어왔을 때 다 같은 연기라고 생각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다시 예전에 출연한 작품을 보면 다 아쉽다. 나 보다 더 그 캐릭터를 절실하게 원했던 사람이 했어야했는데 라는 생각도 든다. '검사외전' '좋아해줘' '사냥'을 하면서 계속 개인적으로 침체기였던 것 같다. 연기하는 환경이 바뀌면서 적응도 잘 안된 상태에서 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여러가지로 힘들었던 것 같다. '재심'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마음을 정리하고 재정비할 시간이 있었다. 그때 좀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 같다. 영화 '대립군' 촬영까지 이어서 해서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솔직히 딱 일주일만 쉬어보고 싶다. '대립군' 같은 경우는, 사극이라 분장도 해야하고 매번 준비 시간이 긴데 게다가 거의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안나오는 신이 없어서 체력적으로 진짜 힘들었다. 전국의 산이란 산은 다 다닌 것 같다. 4개월 반 동안 '대립군' 찍으면서 일주일 이상 쉬어본 기억이 없다. 근데 이렇게 마음을 먹어도 일이 들어오면 또 할거다. 욕심이 많다. "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도 출연한다. "소속사에서 감독님과 미팅하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감독님이 대뜸 '잘 부탁한다'고 하시더라. 처음 뵙자마자 그런 말씀을 하셨다. 예전부터 나를 아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만난 첫 자리에서 바로 캐스팅이 됐다. 드라마에서 김선아 누나랑 붙는 신이 제일 많았는데, 누나가 많이 챙겨주셨고 재밌게 찍었다."

-'재심'이 배우 한재영의 인생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작품. 영화 '강남1970' 덕분에 소속사를 찾아서 들어가게 됐다면, '재심'으로 또 다른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조금 쉬었다가 다시 또 파이팅해서 작품을 하고 싶다. 1년에 세 편 찍으니깐 진짜 시간이 금방 가더라. 재충전해서 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도전해보고 싶다.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해서 그 역할에서 정점을 찍는 것 보다는 새롭게 변화를 준 캐릭터로 인사드리고 싶다. 황정민 형이 했던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같은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

-예전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꼬랑내가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같은 마음인가. "꼬랑내라는 표현이 좀 거시기했던 것 같다. 뭔가 진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웃음) 풍김이 좋은 배우로 정정하자. 하하."

글=김연지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편집=민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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