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모안' 헌트, 9년 전 패배 설욕할까

양형석 2017. 3.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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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08년 서브미션 패 안겼던 오브레임과 옥타곤서 재회하는 마크 헌트

[오마이뉴스 글:양형석, 편집:박순옥]

지난 2월 20일(이하 한국시각) UFN 105 대회에서 데릭 루이스는 론다 로우지의 남자친구 트래비스 브라운을 2라운드 KO로 제압했다. 이 경기는 종료 후 약간의 논란이 있었는데 논란의 중심은 양 선수가 아닌 마리오 야마사키 주심이었다. 야마사키 주심은 브라운이 다운 후 그로기 상태가 됐음에도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고 이 때문에 브라운은 실신할 때까지 루이스의 강력한 파운딩을 맞아야 했다(그렇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루이스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거의 모든 종목에서 주심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주먹과 발이 오가는 격투기에서 주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선수가 아직 싸울 의사가 있는데 너무 일찍 말리면 패한 선수의 항의와 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하고 이번 경우처럼 승부가 완전히 결정 났는데도 말리는 타이밍을 놓치면 애먼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끔은 뒤엉킨 선수들 사이를 뛰어들다가 주심이 뜻하지 않게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게 선수 이상으로 긴장을 해야 하는 케이지에서 유독 주심들에게 사랑을 받는(?) 선수가 있다. 강력한 핵펀치를 보유한 이 선수는 자신의 오른손에 느낌이 왔다고 판단되면 주심이 말리기도 전에 미련 없이 돌아서 쿨하게 승리 포즈를 취한다. 주심이 해야 할 일은 쓰러진 상대를 확인하고 양 팔을 휘저으며 경기 중단을 알리는 일뿐이다. 오는 5일 UFC 209 대회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상대로 설욕전을 노리는 '슈퍼 사모안' 마크 헌트 이야기다.

프라이드에서 수모 당한 슈퍼 사모안, 옥타곤에서 명예회복

헌트는 난타전을 마다하지 않는 화끈한 경기 스타일과 K-1과 프라이드, UFC무대를 두루 거치며 격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파이터다. 국내 격투팬들에게는 '슈퍼 사모안'이라는 공식 닉네임보다 '헌득이형'이라는 토속한 닉네임이 더 익숙하다. K-1 시절 레이 세포와 노가드 파이팅을 벌이며 강한 인상을 남긴 헌트는 2001년 아담 와트와 제롬 르 밴너, 스테판 레코를 차례로 꺾고 K-1 월드 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2003년 게리 굿리지전을 마지막으로 종합격투기 단체 프라이드로 자리를 옮긴 헌트는 프라이드 데뷔전에서 요시다 히데히코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한 후 내리 5연승 행진을 달렸다. 당시 헌트의 제물이 됐던 상대 중에는 당시 프라이드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하이킥의 달인' 미르코 크로캅과 '도끼 살인마' 반달레이 실바도 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싸움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었던 헌트가 강력한 펀치만으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살아 남기란 쉽지 않았다. 헌트는 조쉬 바넷전을 시작으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연속으로 1라운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특히 2008년12월 다이나마이트 대회에서는 자신보다 체구가 훨씬 작은 멜빈 맨호프에게 18초 만에 KO로 무너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헌트는 2010년 UFC로 전장을 옮긴 후에도 션 맥코클에게 1라운드 서브미션으로 패하면서 종합격투기에서 완전히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하지만 헌트는 옥타곤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라운드 기술을 꾸준히 연마했고 크리스 턱셔러와 벤 로스웰을 차례로 연파하며 옥타곤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로스웰을 상대로는 프라이드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라운드&파운드 전략으로 판정승을 따내기도 했다.

2012년2월 당시 헤비급의 수문장이었던 칙 콩고를 KO로 제압한 헌트는 2013년3월 213cm의 신장을 자랑하는 거인 스테판 스트루브를 3라운드 KO로 쓰러트리며 4연승 행진을 달렸다. 경기가 끝난 후 스트루브는 턱뼈가 완전히 부서지는 부상을 당했고 1년9개월 동안 옥타곤에 오를 수 없었다. 헌트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재탄생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오브레임에게 설욕하고 상위권 넘보는 불혹의 파이터

사실 헌트에겐 화끈한 경기 내용만큼 한계도 분명했다. 10위권 안팎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강력한 펀치를 선보이며 통쾌한 KO승을 거뒀지만 타이틀 전선에서 활약하는 강자들과의 경기에서는 반대로 KO의 제물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헌트는 스트루브, 안토니오 실바, 로이 넬슨, 프랭크 미어에게 KO승을 거둔 반면에 주니어 도스 산토스, 파브리시우 베우둠, 스티페 미오치치에겐 기량 차이를 보이며 KO패를 당했다.

하지만 역시 헌트의 진짜 매력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프로다운 자세에 있다. 그 결과 헌트는 작년 7월 5년 만에 옥타곤에 복귀하는 브록 레스너의 상대로 결정됐다. 레스너의 긴 공백 때문에 헌트는 대부분의 격투팬과 전문가들로부터 탑독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막강한 레슬링 실력을 앞세운 레스너의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레스너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면서 경기는 무효 처리됐다.

2017년 한국 나이로는 44세가 된 헌트의 새해 첫 상대는 헤비급 공식랭킹 3위 오브레임이다. 랭킹 8위인 헌트에 비해 순위도 더 높고 더 젊고 큰 상대다. 2012년 불시약물검사에서 약성반응이 나온 오브레임은 복귀 후 안토니오 실바, 트래비스 브라운, 벤 로스웰에게 KO로 패하면서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2014년부터 그렉 잭슨 아카데미로 소속팀을 옮긴 후 4연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두 선수는 이미 지난 2008년 7월 드림 무대에서 한 번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엔 헌트가 종합격투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던 상태라 오브레임이 71초 만에 가볍게 서브미션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헌트는 종합 격투기 선수로 완벽히 적응한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경기가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오브레임의 다양한 기술은 분명 헌트보다 우위에 있지만 오브레임의 품안으로 파고 들 수만 있다면 분명 헌트에게도 승산이 있다.

1970년생 댄 헨더슨을 은퇴선수로 분류한다면 1974년에 태어난 헌트는 현재 UFC내에서 최고령 선수다. 하지만 킥복싱과 종합격투기를 합쳐 67전의 전적을 가진 헌트는 4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중년의 나이에도 20대 청년처럼 주먹을 휘두른다. 그리고 아직 UFC에서 헌트의 정타를 맞고도 버텨낸 선수는 아무도 없다. 불혹의 슈퍼 사모안은 9년 전 일본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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