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약간 식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안드로이드 사용자 대상으로 조사결과 포켓몬고 출시 첫 주(1월 23일∼29일)에 698만여 명에 달했던 사용자가 1달 가까이 된 지난주(2월 13일∼19일)에는 562만여 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대결형식이 단순하고 성분 좋은 캐릭터가 아니면 발전에 제약이 있는 게임특성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와이즈앱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월 1600만여 명이 이 게임을 설치하고 이 중 80.9%인 1300만여 명이 게임을 했다. 단 매일, 그리고 오래 하기보다는 잠깐씩 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시 말해 몰입도가 다른 게임에 비해 약하다는 의미다.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이 하는 게임으로 기록됐다.
포켓몬고 국민트리 포켓맵에 표시된 서울 서소문로 주변의 포켓스탑. 걸은 경로는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신인섭 기자
포켓몬고는 포켓몬 만화를 기억하는 세대의 향수와 단순한 조작으로 다양한 포켓몬을 수집하는 재미에 기대어 만들어졌다. 이점 때문에 초등생을 포함한 10대와 20대가 사용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휴일 집 주변에서 초등생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포켓몬고를 즐기는 젊은 회사원을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 시청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9번출구 앞 보도. 신인섭 기자
포켓몬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몬스터볼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탑이 많이 있는 지역이 인기다. 서울 시내는 이러한 포켓스탑이 밀집되어 있다. 서울 중심가인 덕수궁 돌담길 근처는 포켓스탑이 몰려 있는 중심지역이다. 눈에 띄는 조각, 표지석 혹은 건물 등이 포켓스탑으로 지정됐다. 이러한 포켓스탑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역사가 보인다. 그리고 문화가 보인다. 초등생 자녀가 있다면 휴일 서울 중심가 나들이를 하면서 포켓몬 수집과 함께 역사탐방을 해보자.
조각 '모정'은 국내 1세대 구상 조각가인 고 민복진 한국조각가협회 고문이 제작한 조각이다. / 서소문로 / 2017.02.21.화 신인섭
출발은 2호선 시청역 9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출구를 나서면 곧바로 길 건너에 있는 조각 '모정'이 포켓스탑으로 잡힌다. '모정'은 국내 1세대 구상 조각가인 고(故) 민복진 한국조각가협회 고문이 만든 조각이다. 서소문공원 방향으로 걸어간다. 폭이 좁은 편인 서소문로 도로이기에 건너편에 있는 포켓스탑도 잡힌다.
서소문로에 있는 시위병영터 표지석. 신인섭 기자
시위병영터 표지석이 나온다. 시위병영터(侍衛兵營址)는 조선 후기에 임금 호위를 위해 만들어진 시위대의 보병 제 1연대 제1대대가 있던 곳이다. 시위대는 대한제국 선포 이후 전투 부대로 모습을 갖추었지만 1907년 8월 일제에 의해 해산됐다. 시위대 해산은 군인들의 항일시위투쟁 계기가 되었다. 이 주변은 일제에 의해 사라진 대한제국의 흔적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표지석들이 계속된다.
소덕문(昭德門)터 표지석, 일명 서소문이라고도 불린 문이 있던 곳이다. 신인섭 기자
이충순 대한제국 시위대 참위 자결터 표지석. 신인섭 기자
소덕문터 표지석이 나온다. 일명 서소문으로 불린 성문이 있던 곳이다. 일제가 철거해 이제는 도로가 됐다. 표지석 옆에는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안내판이 서있다. 중앙일보 빌딩 입구 옆에는 대한제국 시위대 이충순 참위가 일제의 군대해산에 저항해 서소문에서 시가전을 벌이다 자결한 곳이란 표지석도 있다.
중앙일보사 빌딩 입구에 있는 배달소년상, 1984년 제작했다. 신인섭 기자
중앙일보 빌딩 입구에는 배달소년상이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신문 배달하던 청소년 3명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복원된 한양도성 성곽. 과거의 돌과 현재의 돌이 섞여 쌓여 있다. 신인섭 기자
끊어진 한양 도성을 복원한 성벽이 나타난다. 이 성벽을 보고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AIA타워 빌딩과 라마다호텔 사이를 통해 뒤편 공원으로 들어선다.
순화공원 내에 있는 김희상의 조각 '몽인(夢人)', 2012년작. 신인섭 기자
변경수가 2007년 제작한 'The Afro Thinker'. 청색 몸통과 과장된 크기의 주홍색 곱슬머리가 눈길을 끈다. 브론즈에 자동차 도색을 해 표면이 반짝거린다. 신인섭 기자
현대조각이 등장한다. 김희상이 2012년 스테인레스 스틸과 브론즈, 화강석을 이용해 만든 조각 몽인(夢人)이 보인다. 공원에는 익살스런 조각도 보인다. 변경수가 2007년 제작한 'The Afro Thinker(아프리카 스타일의 생각하는 사람)'다. 청색 몸통과 과장된 주홍색 곱슬머리가 눈길을 끈다. 브론즈에 자동차 도색을 해 조각 표면이 반짝인다.
최혜광의 '자연의 운율' 재료: 브론즈, 오석. 크기: 3530*2700*3500. 신인섭 기자
노재승의 '이심전심(以心傳心)' 신인섭 기자
이상갑의 조각 '간(間)92-1' 신인섭 기자
'순화동 The#' 빌딩 앞에 있는 최혜광의 '자연의 운율' 조각을 지나면 노재승의 '이심전심(以心傳心)' 조각을 만난다. 마치 화강암이 녹아내리는 듯한 모습으로 깎아 놓았다. 이어지는 이상갑의 '간(間)92-1' 조각을 지나면 상공회의소 건물이 나타난다.
대한서울상공회의소 빌딩 자체가 포켓스탑이다. 신인섭 기자
상공회의소 빌딩 자체가 포켓스탑이다. 서울상공회의소 회관 준공비도 포켓스탑인데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몬스터볼만 받을 생각이라면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그냥 인식되기 때문이다. 준공비는 유리로 된 설치물 사이로 들어가 보면 보인다.
남대문초등학교는1915년 남대문 공립심상소학교로 설립되어 1979년까지 있었던 초등학교다. 신인섭 기자
정미의병 발원터 표지석. 1907년 군대해산령에 분격한 박승환 대대장이 자살하자 대한제국 군인들이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의병투쟁을 격화시킨 곳이다. 신인섭 기자
다시 2호선 시청역 방향으로 가면 남대문초등학교 옛터 표지석이 보인다. 1915년 남대문 공립심상소학교로 설립되어 1979년까지 있었던 초등학교다. 조금 더 가면 정미의병 발원터 표지석이 나온다. 1907년 군대해산령에 분격한 박승환 대대장이 자살하자 대한제국 군인들이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의병투쟁을 격화시킨 곳이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앞에 심어져 있는 향나무.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신인섭 기자
배재학당 동관을 보존해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신인섭 기자
김경옥의 2003년도 작품 '피아노 치는 여인'. 배재학당터에 새로 들어선 빌딩 뒷편에 있어 쉽게 보이지 않는다. . 신인섭 기자
서소문로를 건너 배재 중·고등학교가 있었던 배재학당터로 간다. 배재학당은 1885년 8월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했다. 1984년 2월 학교가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전하면서 배재공원이 되고 일부는 대형 빌딩이 들어섰다. 여기에도 포켓스탑이 밀집되어 있다. 구석구석 살펴볼 만한 곳이다. 이곳을 지나 러시아 대사관 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배재공원을 지난다.
배재공원 입구는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로 연결된다. 신인섭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 있는 최정화의 조각 '장미빛 인생'. 신인섭 기자
한 여성이 최정화의 조각 '장미빛 인생' 앞에서 포켓몬 게임을 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그 뒤 정동제일교회를 거쳐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선다. 이곳까지 포켓스탑이 이어지면서 밀집된다. 몬스터볼이 없어 포켓몬을 잡지 못할 일은 없다. 시립미술관 입구에서 만난 최정화의 조각 '장미빛 인생'을 비롯한 정원 내에 있는 다양한 야외 조각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구내에 있는 '뜨락' 커피숍. 신인섭 기자
미술관을 지나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구내로 들어가면 커피숍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쉴 수 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 뒤 다시 서소문로로 나와 대한항공 사옥 주차장을 가면 '두 여인' 조각을 만난다.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사옥 주차장에 있는 두 여인 조각상. 신인섭 기자
이제 총 2.4㎞ 거리에 달하는 '포켓몬과 함께 한 문화·역사 산책'이 끝났다. 40분 정도 걸으면 되지만 포켓몬 포획과 꼼꼼하게 구경했다면 2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신인섭 기자
포켓몬과 함께 한 '문화·역사 산책로'를 붉은 색으로 표시했다. 약 2.4㎞ 거리이며 걸어서 40분정도 걸린다. 포켓몬을 잡고 꼼꼼하게 구경한다면 2시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다. 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