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리포트] 김광석 노래 들으며 곱창에 한잔 .. 2030 아재들 "취향에 나이가 있나요"
인터넷뱅킹 대신 은행 가서 출금
젊은 애가 왜 그러냐 해도 좋아요
휙휙 변하는 세상, 배울 것 천지인데
여가만큼은 편하게 즐기고 싶어요
나이가 뭐라고 .. 얽매일 필요 있나요
Q: 딸기가 직장에서 잘리면? A: 딸기시럽.
시작은 ‘아재 개그’였습니다. 유행에 뒤처진 썰렁한 말장난을 일삼는, 이른바 ‘부장님 유머’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이후 아재는 아무 데나 붙이는 접두사로 진화했습니다. 아재 패션, 아재 취미, 아재 메뉴…. 2030은 불편하고 낡은 기성세대의 문화에 ‘아재’ 두 글자를 붙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세대 담론이 으레 그렇듯 과장된 일반화에 따른 역효과도 생겼습니다. 온전히 개인의 영역인 취향에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 겁니다. 세대 차이를 부풀려 강조하면서 소위 ‘아재 취향’인 2030은 불편함을 느낍니다.
“복학했는데 한번 아재 소리 들으니까 뭘 해도 아재래. 순대국밥 먹는다고 아재, 계란 과자 들고 와도 옛날 과자 먹는다고 아재.” “제 나이 서른둘인데 아재인가요? 여자친구는 스물아홉인데 제게 아재래요.” 억울하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 넘쳐납니다. 혹시 ‘나도 아재로 보이지는 않을까’ 마음 졸인 적 있으신가요? 청춘리포트에서 자타 공인 ‘아재’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서른하나 근호씨가 가장 좋아하는 휴일: 오래된 친구들과 회 한 접시, 막걸리 한잔)

(스물여덟 희원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산을 오르다 숨을 고르며 주스 한 모금 마실 때)

(스물아홉 인경씨의 거래 방식: 현금, 현장 결제)

(서른다섯, 종환씨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더블루 ‘너만을 느끼며’)

(서른둘 종원씨가 좋아하는 단골집: 벽이 낙서투성이인 실내 포장마차)
이른 나이에 ‘아재’ 소리를 듣게 된 이들의 공통점은 요즘 유행하는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정신이 강하다는 점이다. 유희원씨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등산하러 다닌 추억 때문에 산에 재미를 붙였다. 이종원씨도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따라 변진섭·이문세를 듣고, 스무 살이 돼선 막걸리를 마시다 자연스레 젊은 아재가 됐다. ‘여가시간만큼은 익숙한 대로, 편한 대로 보내자’는 생각이 이들을 아재의 길로 인도했다.
최근 ‘아재미(美)’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인기 아이돌 김세정의 아저씨 같은 말투와 행동이 평범한 이웃 아저씨처럼 털털하고 수더분해 보기 좋다며 나온 말이다. 아재에 아름다울 미까지 붙으니 세대론의 의미는 희미해져 버렸다. 사실 처음부터 ‘아재’는 기성세대의 성향을 부각시키기 위한 이름 짓기였을 뿐, 나이가 많다거나 젊다고 “꼭 이래야 한다”는 법은 없다.
■아재가 된 X세대 … 지금 2030은 삼포세대·촛불세대
「세대 담론은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다. 1920년대 청년층은 ‘모던세대’로 불렸다. 기성세대는 ‘모던 보이’ ‘모던 걸’을 계몽·민족·독립에는 관심 없고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소비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그 시대를 좌우한 사회적 요인에 따라 어떤 때는 세대의 특징을 정치 성향에서, 어떤 때는 경제 사정에서 찾기도 했다. 195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인구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었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처럼 산업화를 겪으며 경제적 생존을 우선시했던 세대로, 통기타·청바지· 장발·미니스커트 같은 청년문화를 만들었다. 90~2000년대 등장한 ‘386세대(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 다닌 당시 30대)’는 정치적 성향이 특징이었다. 대학 때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한국 정치의 주요 담론을 생산했다.
세대론이 날개를 단 것은 ‘신세대’의 등장부터다. 7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에겐 경우에 따라 ‘오렌지족’이나 ‘X세대’ 등의 별칭도 붙었다. 개성과 탈권위주의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지만, 풍요하게 자란 젊은 층의 소비를 부추기려 마케팅 업계가 세대론을 부풀린 측면도 있다. 실제 신세대는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취업대란, 부동산 거품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IMF 세대’이기도 하며, 이제는 나이를 먹고 ‘아재’ 세대가 됐다.
2000년대엔 ‘광장세대’ ‘촛불세대’ 등 희망적인 뉘앙스의 세대명 못지않게 비정규직이 양산돼 평균 월급이 88만원밖에 안 된다는 ‘88만원 세대’, 돈이 없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등 비관적인 이름도 등장했다. 『세대문화』의 저자 주창윤 서울여대 교수는 “지금 청년세대는 저성장, 고용 불안이 길어지고 양극화 심화로 상대적 박탈감은 깊어져 ‘정서적 허기’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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