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에서 추려낸 '서울의 건강 맛집 8'
2016년 11월 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은 맛집을 깨나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미쉐린 가이드》(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매년 발간)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서로, 한국 편이 처음 출간됐다. 이 평가서에는 해당 지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별점을 받은 곳도 있고, 합리적인 가격(1인 3만 5000원 이내)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빕 구르망’ 레스토랑도 있다. <헬스조선>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에 게재된 100여 개의 레스토랑 중 ‘건강함이 돋보이는’ 음식점 8곳을 찾아냈다.
능라도 음식의 본질은 최상의 재료에 있다
손맛이 아무리 좋아도 좋지 않은 재료로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은 평양냉면이라면 재료의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평양냉면 전문점 ‘능라도’에서는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식을 만날 수 있다. 능라도 문인길 대표는 “최상의 품질을 갖춘 재료로 엄선한다”며 “냉면 육수를 낼 때 투플러스 등급을 받은 한우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우의 양지, 사태, 설기 등의 부위를 아낌없이 넣고 끓인 육수는 뼈를 같이 넣고 우린 육수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냉면 면인 메밀 면은 공산품을 사다 쓰지 않고, 식당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메밀 방앗간’에서 면을 만들어 쓴다.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메밀의 특성을 반영해 양질의 메밀을 몽골에서 들여온다. 메밀을 벗겨내 곱게 가는 제분 과정을 거친 후 면을 뽑는다.
평양냉면 못지않게 손님들에게 인기를 끄는 메뉴는 ‘접시만두’이다. 매일 하루 두번씩 주방에서 손으로 빚는다. 두툼하게 속을 채운 만두는 두어 개만 집어먹어도 금세 배가 부르다.
메뉴
평양냉면(1만1000원), 접시만두(1만1000원), 수육(3만원), 어복쟁반(中 6만원)
영업시간
월~일 오전 11시30분~오후 9시30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07길7
백년옥 강원도에서 가져온 콩과 물로 두부 만든다
2대째 내려오는 건강 두부집. 테이블 여섯 개 놓고 시작해 지금은 별관까지 만들어 손님을 받고 있다. 그만큼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두부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있다. 강원도 양구에서 난 콩을 가져오고, 간수에 쓸 물도 강원도에서 직접 떠와 사용한다. 백년옥의 최요섭 대표는 “좋은 식재료로 정직하며 좀더 빠른 방법으로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두부 만드는 기계를 직접 제작한 것. 충분히 불린 콩과 물을 기계에 넣으면 그 안에서 갈려서 콩물과 비지가 분리되어 나온다. 이 중 콩물은 큰 솥으로 옮겨 20~30분가량 끓여 순두부로 쓴다. 백년옥이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팥칼국수, 동지팥죽 등 계절메뉴를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칼국수면을 직접 뽑고, 팥죽에 들어가는 새알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정성이 담긴 건강 음식이다.
메뉴
자연식순두부(8000원), 뚝배기순두부(8000원), 팥칼국수(8000원), 동지팥죽(8000원), 검정생두부부침(小 7000원)
영업시간
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7
이태리재 진정한 건강식은 만드는 이의 마음에 달려 있다
서울 삼청동 현대미술관 뒷골목에 자리한 ‘이태리재’는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인데다, 전면 유리창으로 된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오픈 키친이 있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걸쭉해 보이는 육수다. 해산물에 들어가는 요리에 사용하는 것. 통조림 육수를 쓰지 않고, 생선 뼈와 채소, 향신료 등을 넣고 매일 끓여낸다.
이태리재 전일찬 대표는 “식재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만드는 사람의 기분 상태”라며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조리대 앞에 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는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 온다. 짭짤한 맛으로 인기가 많은 어란 파스타에 들어가는 어란은 전라도산을 고집한다. 여성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이탈리아식 수제비로 불리는 뇨끼이다. 감자와 치즈를 듬뿍 넣고, 직접 개발한 트러플 크림 소스를 얹어 낸다. 입안에서 치즈의 풍미가 느껴지며, 식감이 쫀득하다.
메뉴
트러플크림 뇨끼(2만원), 성게 어란 파스타(3만5000원)
영업시간
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5~ 10시 / 월 휴무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74-9
오통영 남해 통영표 건강식을 맛보다
지역 이름인 경남 통영에 감탄사인 ‘오’를 붙인 가게 이름 ‘오통영’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곳에서는 남해 통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멍게비빔밥 같은 음식을 기반으로 한다. 통영 음식 전문이지만, 해당 지역에서 난 해산물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 각 산지에서 직송한 신선한 재료만 써서 음식을 만든다. 신선도를 우선으로 하다 보니, 산지 상황에 따라 계절 메뉴가 생긴다. 겨울철에는 속초 참문어 숙회(확인)가 계절메뉴 중 베스트다. 반 마리면 두 명이서 먹기 충분한 양. 가격은 당일 기준가에 따라 달라진다.
두 명 이상 방문한 테이블이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는 전복무쇠솥밥이다. 고시히카리 쌀로 밥을 지어 그 위에 전복, 버섯 등을 올려 익힌 음식이다. 종업원이 먹기 좋게 잘라주면 무염 버터, 달래 간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메뉴
전복무쇠솥밥(2인 3만8000원), 전복미역국(1만3000원), 통영멍게비빔밥(1만2000원)
영업시간
월~토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11시 / 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10시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8길10 한나빌딩 지하 2층
이문설농탕 100여 년간 지켜온 건강한 맛
장작불로 육수를 끓이던 1900년대 초부터 시작해 어느덧 100년이 넘는 역사를 안고 있는 곳. ‘이문설농탕’은 설렁탕 한 가지로 승부를 걸어왔다. 인공조미료와 다시마를 쓰지 않고, 국내산 사골로 12시간 이상 곤 국물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기름을 걷어내고 남은 우유 빛깔 설렁탕은 구수한 맛이 일품. 옛 방식 그대로 밥을 국에 말아서 한 그릇 형태로 나온다. 국물에는 고기도 푸짐하게 들어 있다. 혀끝, 양지 등 부위별로 8가지 이상 들어간다.
설렁탕을 먹는다면 김치를 빼놓을 수 없는 법. 이문설농탕에서 깍두기는 3일에 한 번, 김치는 매일 담근다. 매일 손님상에 나가는 반찬이므로 하루도 빠짐없이 만들지 않으면 금세 동이 나기 때문이다. 특히 깍두기는 반찬으로 내놓기 전 일주일 숙성시킨다. 그 때문인지 살짝 새콤해 설렁탕과 궁합이 제법이다. 소금 간 대신 깍두기 국물을 설렁탕에 넣어 먹어도 된다.
메뉴
설렁탕(8000원), 설렁탕 특(1만원), 도가니탕(1만1000원)
영업시간
월~토 오전 8시~오후 9시 / 일 오전 8시~오후 8시
주소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38-13
부산식당 갓 지은 밥과 삼삼한 생태탕 맛볼 수 있는 곳
생선 매운탕은 식재료가 좋지 않으면 금세 탄로 나기 쉬운 음식이다. 좋은 식재료로 매운탕을 정성껏 끓여내는 ‘부산식당’은 올해로 문 연 지 40년째이다. 황태머리, 생강, 다시마, 무, 말린 표고버섯, 구운 멸치 등 10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고 두 시간 동안 푹 끓여 육수를 만든다. 이 육수에 신선한 생선, 미나리, 콩나물 등을 넣고 끓인 매운탕이다. 겨울에는 알, 고니 등 내장을 추가해서 먹기도 한다.
생태탕 국물에서는 삼삼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소금을 쓰지 않고 새우젓으로 간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대신 강화도에서 직접 가져온 새우젓만 고집한다. 매운탕과 함께 먹는 밥에도 신경 쓴다. 손님이 올 때마다 밥을 새로 지어 고슬고슬한 것이 특징이다. 매운탕은 2인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으니 참고한다.
메뉴
생대구탕(1인 1만3000원), 생태탕(1인 1만2000원), 내장 추가(3000원)
영업시간
월~토 오전 11시30분~오후 9시 / 일 휴무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1길12
피양콩할마니 맷돌로 간 콩으로 비지 만드는 곳
옛날 방식으로 만든 콩비지를 맛볼 수 있는 식당. ‘피양콩할마니’에서는 두부를 빼지 않은 되비지를 만드는데, 맷돌로 콩을 갈아서 그대로 솥에 넣고 끓여낸다. 다소 거친 식감이지만 고소하다. 아무것도 안 넣은 그냥 콩비지 외에도 김치콩지비, 버섯콩비지 등이 있으니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여럿이 왔을 때는 모둠전을 시켜 나눠 먹으면 좋다. 깻잎전, 동태전, 고추전, 동그랑땡, 표고버섯전, 호박전, 새송이버섯전 등 다양한 종류가 들었다. 간이 세지 않아 자꾸 손이 가는 음식이다.
피양콩할마니에서 내놓는 모든 음식은 반찬에서 국까지 사다 쓰는 것 없고, 직접 주방에서 만든다. 음식을 시키면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은 다섯 가지이다. 이 중 두부와 김치는 바뀌지 않고 나오며, 나머지 세 가지는 매일 바뀐다. 반찬이 남아 버리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직접 먹을 만큼만 덜어 먹을 수 있도록 접시를 따로 내어준다.
메뉴
콩비지(7000원), 김치콩비지(7000원), 비지전골(中 2만8000원), 모둠전(2만5000원)
영업시간
월~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81길30
자하손만두 한국 전통의 멋이 담긴 건강한 만두를 빚다
만두 하면 중국식 만두, 분식점에서 먹는 튀김만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자하손만두’는 우리네 전통식 만두를 직접 빚어내는 곳이다. 자하손만두에서는 새벽부터 불이 켜진다. 육수를 끓이고, 만두 속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하고, 우리밀가루를 써서 만두피를 직접 만드는 등 일일이 준비하기 위해서다. 준비할 만두 종류도 편수, 만두, 엄나무순만두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철에 맛볼 수 있는 엄나무순만두는 봄에 나는 엄나무순과 각종 채소를 넣고 만든다.
자하손만두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만둣국부터 맛봐야 한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든 간장으로 간을 한 국물이 일품이다. 자하손만두 박혜경 대표는 “좀더 좋은 음식을 선보이려면 장을 직접 담가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간장 같은 장류뿐만 아니라 후식에 쓸 식재료도 직접 만든다. 여름이면 매실, 겨울이면 유자청을 담가 손님상 후식으로 올린다.
메뉴
편수(5500원), 엄나무순만두(6500원), 찐만두(5500원), 자하냉채(2만7000원), 만둣국(1만2000원)
영업시간
월~일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주소
서울시 종로구 백석동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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