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죄를 아뢰옵니다.." 신라 지방관리 나무막대 보고서
6세기'목간' 23점 공개..'4면목간'도
당시 행정·율령체계 유물로 첫 확인
6세기 신라의 지방지배 및 조세 체계를 엿볼 수 있는 목간이 처음 확인됐다. 문화재청 가야문화재연구소는 561년 축성된 함안 성산산성에서 2014~2016년 새로 발굴한 목간 23점을 4일 공개했다. 그 중 네 면 모두에 글자가 기재된 사면목간이 주목된다. 나머지는 1면, 혹은 2면 목간이다. 내용 또한 어디에 사는 누군가가 어떤 물건을 보낸다는 꼬리표(하찰목간) 같은 게 대부분인 것에 비해, 이번 사면목간은 보낸 이와 받는 이, 보고 사실을 두루 갖춘 행정문서 형식을 취했다. ‘□법 30대’ ‘60일 대법’ 등 신라의 율령이 구체적으로 기록됐고, 경주 중앙정부의 관등명인 ‘대사(大舍)’도 확인됐다.
목간은 고대사회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총 1289점이 발굴됐다. 성산산성은 국내 최대 목간 출토지다. 1991년 첫 발굴 이후 308점이 나왔다. 가야문화재연구소 김용민 연구관은 “6세기 신라의 행정체제를 보여주는 목간이 나온 건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주보돈 경북대 교수는 “신라 율령체계의 전개·발달과정을 보여주는 성산산성 최고의 목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시 일본 와세대 교수는 “일본에선 이런 형식의 목간이 7세기에 많이 제작됐다. 신라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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