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변호사 토론 태도 논란? <썰전>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글:김종성, 편집:곽우신]
"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원책 변호사의 귀에 손석희 앵커의 목소리가 들어올 리 없었다. 거듭해서 전 변호사의 이름을 부르던 손 앵커도 실소를 터뜨렸다. '어디 하루 이틀인가?' 보다 못한 유시민 작가는 "진짜 보수는 잘 안 듣는구나, 그런 오해를 유발하게 돼요"라며 말리고 나섰다. "우리 <썰전> 할 땐 인정할 건 인정하고 하잖아요"라며 억울해하는 전 변호사에게 유 작가는 일침을 놓기에 이른다. "우리는 편집을 하니까 그렇죠" 머쓱해진 전 변호사의 표정이 다시 떠올라 웃음이 난다.
전원책을 향한 비난 그리고 오해
▲ JTBC 신년특집 대토론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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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소리" 전원책, 손석희·유시민 만류에도 막무가내... 생방송 토론 태도 지적 빗발쳐 <전자신문>
JTBC '신년토론' 전원책, 막무가내 토론 태도 논란..'이재명 시장 저격?' <서울경제>
전원책, 토론 태도 논란..손석희 만류에도 '버럭' <enews24>
전원책 변호사, '토론 태도' 두고 네티즌 지적 이어져 <중앙일보>
토론이 끝난 후 언론에는 전원책 변호사의 토론 태도를 비판하는 기사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 아래 달린 댓글들도 전 변호사를 힐난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토론에 적합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듯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고, 다소 과격한 어조의 비아냥도 상당수였다. 또, "제목을 바꿨어야 했다. '2017 전원책 어디로 가나?'"라는 댓글은 촌철살인 급이었다. 이러한 반응들을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데, 왜 이럴까?'였다. 그래서 오히려 이와 같은 반응들이 놀라웠다.
▲ JTBC 신년특집 대토론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의 한 장면. 전원책과 이재명의 충돌은 뜨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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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얻은 전 변호사의 '대화 방식' 혹은 '토론 방식'은 윽박지르기에 가깝다. 화도 잘 내고, 우기기도 잘한다. 그런데 '예능'에 기반을 둔 <썰전>에서는 다양한 편집 등을 통해 이 부분이 '웃음'으로 승화되곤 하지만, '쌩얼'이 그대로 노출되는 생방송 토론에선 그런 기법들이 전혀 가미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편집을 하니까 그렇죠"라고 맞받아친 유시민 작가의 말은 핵심을 찌르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전 변호사를 '케어'하는 유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자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대통령은 인형에 불과했다. 우리의 대통령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며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그는 대중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다. 건강한 보수의 존재가 그리운 시민들은 그의 존재가 반가웠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수'가 '보수'를 시원하게 '씹어대는' 내부의 싸움이 재밌게 느껴졌을 대중들은 그의 존재에 환호했다. 농담을 좀 섞어보자면, 어쩌면 전원책 변호사야말로 진정한 포퓰리스트가 아닐까?
전원책의 '스타일'에 관하여
▲ JTBC 신년특집 대토론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의 한 장면. 유승민에게 돌직구를 날린 전원책. 그는 정말로 토론에 '폐'만 끼쳤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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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이 과거에는 어땠냐.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분이에요. 최소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에 몰리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파괴한 것이 드러났다면, 그러면 유승민 의원이 비서실장 시절에는 박근혜 의원이 대단한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정확히 정치인으로서 지도자로서 행동했느냐. 난 아니라고 봅니다.
비서실장이 누구 못지 않게 잘 알 거예요. 그걸 모를 리가 있겠어요? 당 대표의 비서실장인데. 그런데 첫째,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문제에 어떤 책임도 없다는 것. 난 그게 의심스럽고, 둘째 그 당시에 도대체 알고 뭘 했느냐 할 말을 했다고 방금 말씀을 하셨단 거거든요. 비서실장 할 때, 과연 그때도 정윤회가 없었느냐. 다 있었단 말이죠. 정윤회가 누굽니까. 최순실이 남편이잖아요. 그때는 왜 한마디도 안 하셨는지, 만약에 아셨다면 책임져야 하고, 그땐 몰랐다고 한다면 무능한 거고. 어떻습니까?"
▲ JTBC 신년특집 대토론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의 한 장면. 전원책의 '스타일'에는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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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변호사의 '폭주'는 토론의 질을 일부 떨어뜨리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속 시원한 토론의 포인트이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라고 전원책 변호사의 스타일을 모르겠는가. 그런데도 그를 섭외했다는 건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터. 전원책 변호사는 자신에게 부여된 '롤'을 맡아 '열일'을 했을 뿐이다. 그러니 앞으로 전 변호사가 또 이런 막무가내식 토론을 한다고 하더라도 더는 놀라진 말자. 원래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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