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황실이 신라의 후손?..최첨단 유전자 조사 결과 아닐 가능성 커

이철재 2016. 12. 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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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태조인 아이신기오로 누르하치. [사진 위키피디어]
우리 역사에서 야사(野史)처럼 내려오는 얘기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청(淸)을 건국한 여진족(만주족)이 사실 신라의 후손이라는 게 있다.

그 증거로 청의 태조인 누루하치(努爾哈赤)의 성(姓) ‘아이신기오로’를 한자로 쓰면 ‘애신각라(愛新覺羅)’다. 이는 ‘신라를 사랑하고 잊지 말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신라 부흥을 위해 만주로 건너가 여진족 세력들을 규합했다는 전설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금사(金史)』를 비롯한 중국의 역사책에서 또 다른 여진계 중국 왕조인 금 황실의 선조가 신라인 또는 고려인으로 적혀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그런데 ‘청나라의 신라 기원설’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현대 과학의 유전자 검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명의 책에 그려진 여진족(만주족). [사진 위키피디어]
지난달 발간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중국 연구자들이 청 황실 후예들에 대한 Y 염색체의 단일염기 다형성(Y-SNP) 검사 결과 공통적으로 C3b1a3a(M401)가 발견됐다. 한국인에게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이 유전자는 만주 북부의 아무르강 상류에서 살고 있는 다우르ㆍ오로첸ㆍ부리야트 등 부족의 유전적 특성이다. 연구팀은 청 황실 선조가 바이칼 호수 일대에서 살던 부족에서 유래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전자 검사의 대상은 후에 청 태종에 오른 홍타치(皇太極)의 방계, 누르하치의 막내 아들인 도도(多鐸)의 후손, 누르하치의 조상 단계에서 떨어져 나간 방계 혈족 등이다.

다우르ㆍ부리야트는 만주족과 같은 퉁구스계가 아니라 넓은 의미의 몽골계로 분류된다. 청 황실 선조가 퉁구스계와 몽골계 사이 유전ㆍ언어적 교류가 밀접한 집단에 뿌리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 또한 우리 민족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의미다.

참고로 청 황실의 성인 ‘아이신기오로’는 만주어로 ‘아이신(쇠)’와 ‘기오로(겨레)’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만주족에는 아이신기오로 이외도 ‘OO기오로(覺羅)’라는 식의 성이 많이 있다. 단순히 한자 음을 빌려 쓴 표기에 불과한 것이다.

청 황실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사료와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해 지금까지 밝혀진 게 많지 않았다. 이처럼 현대 유전학은 역사에서 빠진 고리를 채우는 단서를 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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