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시사TONG역기] 최순실 게이트-시사 한자 뜻풀이

박성조 2016. 10. 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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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습니다. 온라인 공간이든 오프라인의 만남에서든 ‘최순실 게이트’ 이야기뿐입니다. 그 속에는 조금 어려운 한자어들이 섞이기도 하는데요. 시사 한자 뜻풀이로 뉴스를 더 잘 이해해보세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346회 국회 10차 본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 의혹 등과 관련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인물 또는 단체와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 또는 그런 관계 자체. ‘실세’(實勢)라는 말을 붙여 최씨를 ‘비선실세’라고 표현하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몰래 관계를 맺어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는 말이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출되거나 임명된 인물이 아닌 ‘비선실세’가 대통령의 의상 제작부터 외교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거세게 비판받고 있어요.예문: 역사 속 비선실세로는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아 진령군이라는 작호까지 얻고 권력을 누린 무당 이성녀가 있다.
비선 실세 논란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26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와 정당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박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두 단어가 뒤섞여 쓰이지만 뜻은 다릅니다. ‘하야’는 시골로 내려간다는 한자 뜻처럼 스스로 관직이나 정계에서 물러나는 것을 말해요. 반면 탄핵은 고위 공무원이 저지른 위법 행위를 문제 삼아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 처벌하거나 파면하는 걸 말합니다. 하야는 (거센 요구에 의한 것이라도) 스스로의 결정인 데에 비해 탄핵은 국회의 처벌이라는 의미가 강해요.예문: 박근혜 대통령님, 초대 이승만 대통령처럼 하야하십시오. 탄핵으로 망신 당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배경으로 하지 않은 내각이에요. ‘중립내각’도 유사한 말인데 이 둘을 합쳐서 ‘중립거국내각’ 또는 ‘거국중립내각’이라고 말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인사들이 ‘최순실 게이트’의 출구전략으로 제시한 방안이죠. 대통령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선 내각을 대통령의 임명으로 구성하는데, 거국내각이 현실화 되면 여야의 추천으로 내각을 꾸려요. 사실상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서라는 요구입니다.예문: 거국중립내각은 전쟁과 같은 비상시에 구성되곤 한다. 지금이야말로 비상시국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사무실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싣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정황이 점차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여론이 들끓자 정치권에선 특검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검은 한자 뜻 그래도 특별한 검사인데요.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잘못과 관련해 자료 수집부터 기소까지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독립 기구입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각 상설특검과 별도특검으로 의견이 갈려 협상을 진행하다가 28일 협상을 중단했어요. 상설특검의 경우 국회가 추천한 후보자 2명 중에서 대통령이 최종 임명을 해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대통령이 관여하게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반대 이유입니다. 또 상설특검의 경우 수사 기간이 최장 120일로 정해져 있어서 사건 규모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어요.예문: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야당은 “말이 되냐”고 반발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사실상 상사에게 보고하듯이 자료 유출을 했다는 의혹을 빗대 ‘수렴청정’이나 ‘섭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수렴청정은 나이 어린 임금이 즉위했을 때 왕대비나 대왕대비가 그를 돕던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섭정은 신하 등이 임금을 대신해 통치한다는 뜻이죠. 둘 다 공식적인 통치자 외에 다른 권력자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선 등장하지 않아야 할 말이겠죠.예문: 명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어머니 문정왕후는 대왕대비가 되어 9년간 수렴청정하였다.
헌법을 고친다는 뜻이에요. 특히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손보겠다는 취지죠.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개헌 논의를 꺼냈는데, 그날 저녁에 JTBC의 보도로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기에 개헌 이야기를 꺼냈을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던 흑역사도 회자됐죠.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이 현행 대통령제의 단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개헌 논의를 서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야권에서는 개헌으로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예문: 언니, 계엄이 아니라 개헌!!
역사를 공부하면 맞닥뜨리는 용어예요. 제사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은 정치체제를 뜻합니다. 종교와 정치가 통합된 정교일치(政敎一致)와도 유사해요. 당연히 현대 민주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번 사건의 중심인 최 씨는 박 대통령이 의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씨의 딸입니다. 최씨는 승려 또는 목사로 소개되는데, 불교와 기독교·천도교를 종합해 영생교를 만들었다고도 해요. 최순실 씨는 그의 ‘영적 후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중요한 국정 정보를 유출한 것을 비난하는 뜻으로 교과서 속 제정일치 체제를 꺼내 사용했어요.
예문: 어느 역사 선생님은 "무당이 국가 권력을 장악하다니 지금이 제정일치 사회냐"라고 SNS에 남겼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강남구 미르재단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끝나기 전에 하나 더. '미르'라는 재단 이름도 들어보셨나요? '미르'가 조금 낯설긴 하지만 한자어는 아니에요. 용(龍)을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미르재단은 한류 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곳으로 설립됐다고 하는데, 최 씨와 주변인들이 이 재단을 사유화하고 기업들로부터 강제 모금을 했다는 의혹이 있어요. 야권 일부 인사들은 용을 왕의 상징으로 해석해서 박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어요.정리=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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