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으로] 설탕 많이 쓴다? 좀 달지만 맛있다 해도, 싱거운데 맛있다곤 잘 안해
‘쿡방 스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요즘 대세인 ‘먹방(먹는 장면을 주로 담은 방송)’이나 ‘쿡방(요리법을 소개하는 방송)’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남자가 있다. 바로 백종원(50) 더본코리아 대표다. 그는 요리법을 직접 알려주거나, 맛집들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의 개척자이자 선두주자로 꼽힌다.
![백종원 대표는 “먹는 걸 좋아해서 요리를 시작했다. 요즘도 하루 세끼 메뉴를 미리 정할 만큼 음식을 좋아한다”면서 “출발을 소비자 입장에서 했으니, 사업도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 김성룡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23/joongang/20161023001308757jykg.jpg)
하지만 백씨는 “먹자골목에 모여 있는 식당들을 다른 곳들로 분산시켜 이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일까. “20년에 걸쳐 하나씩 문을 연 가게인데도, 골목에 모여 있다는 이유로 오해를 받는 것 같아요.”
![더본코리아 본사에는 조리연구실과 음식 촬영 스튜디오가 갖춰져 있다. 20일 본사 직원들과 신메뉴를 맛보며 대화하는 백종원 대표. [사진 김성룡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23/joongang/20161023001308950qvvb.jpg)
Q : 지난달 국감에서 꽤 논란이 있었다.
A : “속상해서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룬 기업인데 마치 반칙이라도 한 것처럼 비쳐 억울하다. 더본코리아는 식자재 유통업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도·소매업이다(※국감에선 더본코리아가 ‘음식점’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중소기업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 진출과 매장 확대에 있어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99%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점주들은 모두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소상공인이다. 골목상권 위협은 이를테면 30평짜리 고깃집 옆에 100평짜리 고기 식당을 차려 작은 식당을 망하게 하는 거 아닌가. 나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뿐이다.”
Q : 프랜차이즈의 종류가 너무 많아 논란이 더 한 것 아닌가.
A : “브랜드가 많은 건 사람들이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고기·중식·쌈밥·김치찌개·커피 등 다방면에서 내가 개발한 레시피와 식당 경영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는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인 셈이다. 또 대중적 음식들을 거품을 뺀 합리적 가격에 푸짐하게 제공하는 게 내가 추구하는 점이다. 경영의 안전·지속성을 위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측면도 있다.”
A : “매출액과 실제로 버는 돈에는 차이가 있지 않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한다.”
![백종원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요리 엔터테이너다. 그가 출연 중인 음식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 [사진 SBS 화면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23/joongang/20161023001309129zcng.jpg)
Q : 방송에 자주 나와 사업에 덕을 보는 것 같다.
A :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진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유리할 순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맛과 가격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한 번 오고 말 것이다. 내가 방송에 출연한 지는 2년 됐지만, 요리를 연구한 건 20년이 넘었다. 방송 섭외도 요리에 관한 내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타면서 욕을 먹으니 괴로울 때도 있지만, 내 노하우를 많은 사람과 나눈다는 데 의미도 있는 것 같다.”
A : “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내 식당의 타깃층도 미식가가 아닌 대중이다. 수제 버거와 일반 버거를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과연 금방 구분할 수 있을까. 인식이나 주변 분위기도 맛에 영향을 끼친다. 프랜차이즈 음식이 주는 선입견도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집밥 백선생’. [사진 tvN 화면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23/joongang/20161023001309312azqe.jpg)
Q : 방송에서 요리법을 소개할 때 설탕을 너무 많이 쓴다는 비판도 나온다.
A : “요리 초보자가 요리책에 있는 대로 요리하면 맛있기가 쉽지 않아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좀 달긴 한데 맛있다’는 말은 해도 ‘싱거운데 맛있다’는 말은 잘 안 하지 않나. 설탕을 활용해 요리에 자신감을 얻은 뒤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절하면 되는 것이다. 레시피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하고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백종원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먹는 걸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건빵 하나도 버터에 볶아 설탕을 뿌려 먹는 식이었다. 요리도 독학으로 익혔다. 먹어 본 음식의 조리 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본 뒤 만들어보곤 했다는 것이다.
Q : 너무 바쁜 것 같던데 요리 연구는 언제 하나.
A : “주방 밖에서도 늘 요리 생각을 한다. 음식은 주방에서만이 아니라, 머릿속으로도 할 수 있다. 밤에 자려고 누워서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다음 날 눈 뜨자마자 해본다. 회사에서 내가 주재하는 회의는 없다. 내가 직원들 자리로 가서 ‘이 음식에 이 재료를 넣은 음식이 있다면 사 먹을 것 같으냐’고 의견을 물어보는 게 전부다.”
그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호프집 등을 주인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인수해 10억원 넘는 돈을 벌었다는 일화도 남겼다. 그 뒤 장교로 입대해서는 간부식당의 음식을 직접 조리했다. 당시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식단에 대한 장병들의 생생한 반응을 접한 경험이 훗날 식당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Q : 제대 후에 바로 요식업에 뛰어들었나.
A : “목조주택사업과 쌈밥집 운영을 동시에 했다. 당시엔 건축 일이 멋져 보였고, 식당에서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히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식당을 남에게 맡겨 놓았더니 적자가 났다. 게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건축업도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빚만 17억원이 됐고, 내게 남은 건 쌈밥집 하나뿐이었다. 이 일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손님들을 진심으로 대하게 됐고, 요리의 소중함을 깨쳤다.”
Q : 원래 집안이 넉넉했다고 들었다. 사업에도 덕을 보지 않았나.
A : “넉넉한 집안 환경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먹고 싶은 거 실컷 먹었으니 덕이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사업을 할 때 부모님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제주도에 ‘호텔 더 본’을 짓고 호텔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호텔에는 본가 등 더본코리아의 식당도 입점할 예정이다.
Q : 기부에 다소 인색하다는 얘기도 있다.
A : “하고 있지만…. 내 입으로 자세히 말하긴 그렇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업가가 자신이 번 돈의 반을 기부하는 건 미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보면 사업가는 큰돈을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A :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외식사업을 시작했지만, 요즘엔 어떻게 하면 싼 가격에 좋은 음식을 낼까 고민한다. 외식업의 지형이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당과 음식을 즐기기 위한 식당으로 나뉘어야 한다고 본다.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당의 식단은 가능한 한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 자본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 있는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 한국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
■[S BOX] “아내 소유진 요리도 수준급…집에서 6대 4 비율로 해요”
![2013년 결혼한 백종원·소유진씨 부부는 자주 집에서 요리를 함께한다. [사진 소유진 인스타그램]](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23/joongang/20161023001309489mzws.jpg)
그는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로 ‘아내의 영리함’을 꼽았다. “퇴근하고 집에 갔는데 제가 표정이 밝지 않으면 아내가 제 기분을 많이 배려해줘요. 사업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예민해질 수 있는데 아내에게 참 고맙죠.” 백씨는 자신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쉬운 일은 ‘육아’라고 했다. 그는 “두 아이가 태어난 후론 아이들과 놀기 위해 집에 일거리도 가져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나를 닮아 걱정”이라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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