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남자나이 50이면, 가까운 비뇨기과 하나쯤 알아야
2016. 10. 10. 10:50

글·박남일 원장(대구 박남일비뇨기과의원)
[쿠키 건강칼럼] 남성들에게 전립선에 문제가 생겨도 쉽게 터놓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다. 소변줄기는 곧 남성의 자존심에 걸린 문제로 여기는 인식 탓이다. 대개 남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소변을 보는데 불편을 느끼게 되지만 자존심 때문에 함구하는 일이 많다.
비뇨기과 방문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병이 극도로 악화돼서야 병원을 찾은 전립선 질환 환자들은 하루에도 수 차례 소변기 앞을 서성이면서도 주위 눈치를 살피기에 바빠 ‘말할 수 없어 더 힘든 병’이라 하소연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노화와 남성호르몬에 따른 전립선 질환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이라면 한번쯤 고민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노화로 인한 질병 특성상,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빈도는 더욱 높다. 60대 남성 환자 10명 중 6~7명 꼴로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은 70대 이상의 거의 모든 남성이 앓는 질환으로 통상적으로 피하기 어렵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비대해지는 질환으로,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를 압박해 배뇨 장애를 일으킨다. 하루 네 번 정도의 소변 횟수가 최대 열 번까지도 늘어나는 빈뇨 증상이 나타나고 소변이 급히 마려워 참기 힘든 절박뇨나 소변을 봐도 찝찝한 잔뇨, 소변줄기가 눈에 띄게 가늘어지는 세뇨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소변문제로 시작돼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소변 때문에 업무 집중력도 떨어지고 장거리 운전이나 외출이 곤란해지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약을 받다 보면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필자의 진료실을 찾는 중년 남성들은 주로 은퇴 전후의 시기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존감이 낮아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배뇨 문제까지 겹쳐 깊은 수치심과 우울증 등을 느끼는 환자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이렇듯 전립선비대증은 단순 소변 장애에서 그치지 않고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기 쉬운 질환이므로 증상이 보이면 지체 없이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증상 초기에 발견되면 간단한 약물 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로는 요도의 조임을 없애는 치료제와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제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 중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약물은 전립선을 비대하게 만드는 호르몬을 막아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간혹 비뇨기과 방문을 민망하게 여겨 비전문과에서 약을 처방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립선비대증은 비뇨기과 전문의가 장기적으로 환자를 치료 관찰해야 하는 질환으로, 비전문병원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주기적 관찰 등을 놓치면 질병 악화나 수술시기를 놓칠 우려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약물치료만으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 등이 우수한 수술법이 많이 나와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질환이 크게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는 수술을 받더라도 발기장애, 요도협착, 요실금 등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재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은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다. 50세 이상의 중년 남성이라면 필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비뇨기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질환 경과를 확인하고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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