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취소수수료 개편안이 결국 항공운임 올릴 것"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중인 항공권 환불(취소)수수료 개편안이 잡음을 낳고 있다. 개편안이 항공권 가격을 인상시키고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20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출발일 60일 이내'에 한해 '판매가의 평균 10% 정률'로 취소수수료를 부과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항공권 취소수수료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적 항공사 7곳(대형항공사 2곳ㆍ저비용항공사 5곳)에 자진 시정 계획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항공기 출발 전 60일 이내 취소부터 수수료를 부과키로 하고 출발 60일 이전, 60일 이내~45일 이전, 45일 이내~10일 이전, 10일 이내~출발 당일 등 취소 시기 구간을 4개로 세분화하라는 요구인 것이다. 공정위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른 시정안을 제출받아 오는 26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정상가가 아닌 할인 항공권에 대해서는 구매 다음날부터 출발 전날까지 동일한 취소수수료를 부과했다. 취소(환불)가 불가한 항공권은 이 같은 사실을 약관에 명시해 소비자들에게 고지해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공정위의 이같은 개입은 과잉규제라고 지적한다. 윤문길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취소 규정을 담은 약관이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정부의 영역"이라며 "정부가 약관 자체를 손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리수"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공정위 개편안 대로라면 초저가항공권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이슈가 많은 할인 항공권 대신 정상운임의 항공권을 많이 공급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환불규정을 적용할 수 있으나 그만큼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적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역차별 논란도 있다. 공정위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취소수수료를 판매액의 평균 10%로 일괄 적용하게 되면 정상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특가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해당 규제가 국내 항공사들에게만 적용된다는 점도 논란이다. 이번 규제는 국적 항공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에서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며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외국 항공사들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결국 외항사들의 배만 불리고 국적 항공사들의 경쟁력은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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