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원 사업 체질 바꾸기..경직된 고용시장 해소가 과제

김기찬 2016. 9. 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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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훈련 잘 시키는 기관 자금 더 주고근로자에 지원 늘리는 사업주 혜택 더 주고창업·재기 꿈꾸는 청년기업인 기회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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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일자리 예산이 확 늘어났다. 올해보다 10.7% 증가한 17조5229억원이다. 내년 전체 예산의 4.4%에 달한다. 국정운영의 중심을 고용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일자리 예산 내역을 뜯어보면 정책방향도 예년과 달라졌다. 공중에서 지원금을 마구 뿌리는 헬리콥터형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지원하는 쪽에 주력했다. 고용노동부 문기섭 고용정책실장은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은 점차 줄여나가면서 고용지원사업 체계를 단순화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했다”고 말했다.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알선하는 고용서비스, 기존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지원, 창업지원, 실직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소득을 유지시키는 쪽의 예산이 부문별로 10~21.5% 늘었다. 대신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비용은 0.1% 줄었다. 인위적이고 단기적인 고용효과보다 시장 생태계의 밑바닥을 공고하게 다져 중장기적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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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 늘어나는데 따른 누수방지책이 마련되고, 모든 지원사업에 경쟁 원칙이 적용된다. 올해보다 3000억원이나 늘어나는 직업훈련이 대표적이다. 내년부터 훈련기관별로 취업률, 훈련범위, 훈련수준 등 모든 정보가 공개된다. 수강생은 이를 꼼꼼하게 비교하고, 선택해서 들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부실한 훈련기관은 자연스럽게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대신 취업률이 높고, 강의만족도가 높은 훈련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준다. 수강료 상한제를 내년부터 폐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훈련시장이 더 고급화되고, 정교해질 전망이다. 물론 훈련비는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훈련생의 부담은 종전과 변화가 없다. 실직자와 재직자, 연령별로 나눠 진행되던 15개의 훈련사업은 8개로 통합된다.

사업주에게 주는 고용장려금 제도도 바뀐다. 신규채용이나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위해 쓰이는 돈이다. 경영사정이 안 좋은 기업이 이 제도를 사업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 정작 근로자에겐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16개에 달하는 고용장려금을 6개로 통합하고, 패키지화한다. 이렇게 되면 신규채용이나 고용유지, 기업고용환경개선까지 사전확인이 가능해 누수방지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또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110% 이상을 주는 경우에만 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상담센터에 341명을 추가 배치해 현재 5분 남짓인 상담시간을 15분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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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알선하는 취업지원업무에도 경쟁 체제가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지원센터가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앞으로는 민간고용서비스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민간서비스업체를 키우기 위해서다. 창업을 원하는 청년과 재도전을 꿈꾸는 기업인을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올해 313억원이던 창업패키지사업비가 600억원으로 는다. 이전에 창업에 실패한 기업인의 패자부활전 지원을 위한 재도전성공패키지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문제는 고용시장이다. 대기업 정규직의 기득권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은 경직될 대로 경직돼 있다. 정규직 노조 중심의 대기업 문은 좀처럼 넓어지지 않는다.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도 안 돼 중소기업 기피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정책에 변화가 와도 시장이 꿈쩍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쓸만한 사람은 있는데, 쓸 곳의 문이 닫혀 정책의 효율성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숙명여대 권순원(경영학) 교수는 “성과 창출이 가능해지려면 시장 체계의 개편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게 안 되면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확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도 비슷한 생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상무는 “예산 지원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가능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고용여력을 제고할 수 있는 규제개혁과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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