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J] 리듬체조 4위 손연재, 어머니도 함께 울었다

김지한 2016. 8. 2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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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두 번째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보는 사람들을 마음 졸이게 했습니다.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자칫 수구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그래도 손연재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단번에 날리며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습니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동유럽 선수들의 틈 속에서 멋진 연기를 펼친 그는 경기를 마치고 "스스로 100점을 주고 싶다"며 만족해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손연재.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그 과정까진 쉽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2년 전 은퇴를 생각했더군요. 흔들리던 마음을 다 잡긴 했지만 운동하면서도 하루 수십 번씩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손연재는 "남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은 모든 게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손연재를 붙잡아준 건 바로 어머니 윤현숙 씨였습니다. 윤 씨는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네가 연습한 걸 아직 다 보여주지 못했다. 더 노력해서 이왕이면 올림픽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를 시작했을 때부터 직접 옷을 만들면서 뒷바라지를 해 온 윤 씨는 2011년 딸이 러시아 유학을 가서 힘들게 훈련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습니다.
손연재가 어머니 윤현숙씨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지한 기자
그런 어머니의 권유와 격려에 손연재는 힘든 순간 속에도 마음을 잡고 수구를 놓지 않았습니다. 손연재는 경기 후 인터뷰 내내 "많은 지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유독 감사 인사를 많이 전했습니다.

21일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이 열린 리우 올림픽 아레나. 경기를 마치고 손연재는 대기석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윤 씨도 역시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딸이 도핑 검사 때문에 예정보다 다소 늦게 나오면서도 윤 씨는 담담하게 자리를 지키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시간여 뒤에 딸이 나오자 윤 씨는 딸의 손을 붙잡고 "수고했다"고 했습니다. 손연재는 그저 어머니의 '수고했다' 한 마디에 그동안 응어리졌던 마음이 풀어지는 듯 했습니다. 함께 나오던 옐레나 니표르도바(러시아) 코치를 향해서 윤 씨는 감사의 의미로 깊은 포옹을 나눴습니다. 손연재는 "2010년 세계선수권 32등 했던 나를 올림픽 4등까지 올렸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메달을 딴 것은 아니었지만 손연재가 리우 올림픽에서 보여준 연기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 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지만 어머니와의 약속,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연재는 리우 올림픽만을 기다리고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4위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리우에 오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연재가 발목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격려했습니다. 손잡고 경기장을 떠나는 모녀의 뒷모습은 따뜻해보였습니다.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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