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00엔 깨진 엔화..2차 아베노믹스 앞에 암초
일본 엔화 값이 뛰어 ‘아베노믹스 시즌2’가 물거품이 됐다. 시즌2는 2014년 10월의 추가 양적 완화(QE) 이후 엔저 현상이다. 18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선 엔화는 달러당 99.8엔 선에서 사고 팔렸다. 전날보다 0.4% 정도 상승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 값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며 “한국 원화나 중국 위안화 등과 함께 일본 엔화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약 달러’ 여파인 셈이다.
상징적인 건 100엔 선의 돌파다. 아베는 2014년 전격적으로 추가 QE를 실시해 달러당 100엔 하던 엔화 값을 125엔 선까지 떨어뜨렸다. 이날 100엔 선 돌파로 시즌2가 도루묵이 된 셈이다. 더욱이 이날 100엔 선 돌파는 일본 재계 희망마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달러=100엔’은 달러당 70~80엔대였던 2011~2012년에 일본 재계가 엔화가치 하락의 초단기 목표치로 제시하곤 했던 가격이다. 엔고 때문에 수출시장에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실제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2012년 12월 집권하자마자 엔저를 유도해 넉 달 정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아베노믹스 시즌1).이날 100엔 선 돌파로 일본 재계의 아우성이 다시 울려퍼질 듯하다. 이미 엔고가 수출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날 아침 발표된 일본 7월 교역 데이터에 따르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4%나 줄었다. 한 달전 7.4% 감소나 7월 예상치(13.7% 감소)보다 나쁜 결과다.
경제분석회사인 IHS글로벌인사이트 일본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쿠치 하루미는 이날 보고서에서 “일본 자동차·반도체·철강 수출이 타격받았다”고 설명했다.올 들어 이날까지 엔화 값은 20.6%나 뛰었다. 이 정도 상승이면 수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수입물가마저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정도다. 실제 일본 물가는 올 4월 이후 마이너스 상태다. 아베의 공격적인 대응이 예상된다. 아베의 경제 자문인 혼다 에츠로는 “일본은행(BOJ)이 9월에 과감하게 나올 것”이라며 “QE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다는 국수주의자이면서 통화팽창주의자로 꼽힌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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