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일본 희대의 살인마와 경찰

이정헌 2016. 8. 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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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도쿄 특파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일을 저질렀다. 어두운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해 분하다.” 일본 희대의 살인마 우에마쓰 사토시(植松聖·26)를 인사 잘하던 이웃집 청년으로 기억하는 하세가와 아키히로(長谷川明宏·73)는 자신의 무신경을 탓했다. 늘 미소 짓던 사람이 저항할 힘조차 없는 장애인 19명을 흉기로 끔찍하게 살해할 줄은 다른 주민들 역시 꿈에도 몰랐다. 지난달 26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장애인 시설 살인극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장애인들을 지켜주지 못한 자괴감이 일본인의 마음에 비수처럼 꽂혔다.

전후(戰後) 최악의 살인사건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일까. 일본 경찰이 가장 곤혹스러워할 질문이다. 지난 2월 우에마쓰는 중의원 의장에게 살인 예고편지를 보냈다. “일본을 위해 장애인 470명을 말살하거나 장애인이 안락사할 수 있는 세계를 바란다” “260명을 말살한 뒤 자수한다”고 썼다. 봉투엔 자신의 이름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까지 적었다. 위험하다고 판단한 경시청은 신상정보를 곧바로 관할 경찰서에 넘겼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시설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혼자 살며 기회를 엿보던 살인마를 방치했다.

일본의 안전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치안이 가장 잘 유지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말이 무색하다. 경찰의 우범자 관리 미흡과 거듭된 공조 실수가 원인이다. 피해 신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무책임 탓도 크다. 지난달 21일 최고재판소는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토커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형을 확정했다. 범인은 극단적인 집착으로 오랜 기간 동거녀를 괴롭혔다. 2011년 12월 피해 여성의 나가사키(長崎)현 집을 찾아가 할머니와 어머니를 살해했다. 나가사키 등 3개 현 경찰서는 스토킹 피해 신고를 받고도 공조를 통한 신변 보호에 나서지 않았고 뒤늦게 사죄했다. 사형이 확정된 날 유가족은 “누군가가 살해되지 않으면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5월 도쿄 고가네이(小金井)시에서 발생한 아이돌 여가수 피습 사건도 막을 수 있었다. 도미타 마유(20)는 생명을 위협하는 스토커 팬이 트위터 등에 400여 개 협박 글을 올리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절박함을 인식하지 못한 경찰관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2013년 도쿄 미타카(三鷹)시 여고생 피살 사건 이후 스토커 상담을 모두 경시청에 보고하도록 한 규정도 무시했다. 통신지령본부는 피습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 대신 피해자 집으로 경찰관들을 보내 시간을 허비했다. 20여 곳을 흉기에 찔린 도미타는 사경을 헤매다 17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스토커는 3년 전에도 다른 여가수를 괴롭혔는데 경찰은 이름 등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경찰이 계획적인 범행을 모두 막는 건 불가능하다. 우범자 관리도 인권 침해 논란의 소지가 크다. 그러나 희대의 살인마와 스토커 등은 뚜렷한 전조를 드러낸다. 피해자 입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건 예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경찰도 마찬가지다.

이정헌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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